이재현 회장 수백억원대 탈세 혐의로 구속돼
씨제이(CJ)그룹 관계자들은 1일 법원이 이재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자 낙담한 표정이 역력했다.
경제민주화를 내세운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검찰의 첫 재벌기업 수사라는 점에서 이 회장의 구속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검찰 수사 과정에서 이 회장과 씨제이 쪽은 한껏 몸을 낮추며 실낱같은 기대를 걸어왔다. 이 회장은 혐의를 부인하기보다는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거나 “임직원들에 대한 선처를 부탁한다”는 메시지를 전했고, 검찰 조사 과정에서도 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계열사인 씨제이이앤엠(CJ E&M)이 보유한 케이블채널들이 ‘창조경제’를 홍보하는 영상을 대대적으로 내보내고, 시사 풍자 프로그램을 편성에서 제외한 것도 박근혜 정부에 코드를 맞추며 이 회장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는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한 씨제이 계열사 관계자는 “그동안 나름대로 수사에 최대한 협조했는데도 결국 구속영장이 발부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하지만 씨제이그룹은 이 회장의 구속에 대해 공식적으로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는 등 극도로 말을 아꼈다. 그룹 관계자는 “구속영장 발부에 대해 특별히 말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씨제이 쪽의 이런 조심스러운 태도는 섣불리 검찰이나 법원을 자극했다가 이후 재판 과정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최근 재계에서 국회의 경제민주화 입법에 대해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씨제이가 경영공백 등에 대한 우려를 밝히는 것이 정치권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씨제이그룹 고위 관계자는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은 하겠지만 손경식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이 계시고 전문경영인들도 있기 때문에 당장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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