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판 국정조사’ 검경 반응
경찰 “혼자 출세하려 조직 이용”
검찰 “혐의 명백…본질 흐리기만”
경찰 “혼자 출세하려 조직 이용”
검찰 “혐의 명백…본질 흐리기만”
“증인으로 나가서 ‘선서 거부하겠다’고 하는 걸 보니 기가 막혔다.”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증인청문회가 열린 16일, 경찰 내부에서는 김 전 청장의 태도에 대해 잇따라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경찰청의 한 간부는 “뭐 저런 사람이 다 있나 싶다. 법에 의한 처벌 외엔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경찰서의 한 형사과장은 “그런 일로 국정조사에 출석하는 것도 경찰로서 수치스런 일인데, 선서까지 거부하는 모습은 내가 다 부끄러울 정도”라며 “수사권 독립을 위해 (권력에) 눈치보지 않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김 전 청장 때문에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 같다”고 밝혔다.
<한겨레>가 이날 접촉한 서울 시내 경찰서 10여곳의 경찰관 대부분은 청문회 대신 스포츠 중계를 시청하는 등 겉으로는 국정조사에 관심없다는 태도를 보였지만, 김 전 청장이 경찰의 명예를 추락시켰다는 격렬한 비판이 적지 않게 터져나왔다.
서울 강북 지역 경찰서의 한 경찰관은 “(김 전 청장은) 혼자 출세하려고 조직을 이용한 분”이라고 비판했다. 옆에 있던 동료 경찰관은 동의한다는 듯 말없이 웃었다. 또다른 경찰서의 한 경찰관은 “김 전 청장은 자기가 승진하려고 직원들을 가혹하게 대하는 등 조직 내에서도 평이 안 좋았다”며 “조직보다 자신을 치켜세우려 하는 분”이라고 깎아내렸다. 어느 경찰관은 “음주운전 하나만 잘못 처리해도 말단 경찰은 옷을 벗어야 하는데, 아랫사람한테 청렴을 강조했던 청장이 저럴 수 있느냐”고 말했다.
이날 오전 11시40분께 서울 시내 한 경찰서에서 텔레비전 생중계를 지켜보던 경찰관들은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점심은 누구랑 먹었습니까?” 김민기 민주당 의원이 김 전 청장을 몰아붙이는 장면에서 한 경찰관은 아예 텔레비전에서 얼굴을 돌렸다.
검찰은 수사를 통해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 전 청장의 혐의가 이미 다 확인된 만큼 국정조사에서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을 보였다. 한 검찰 관계자는 “국정조사를 보니 사건의 본질은 건드리지 않고 오히려 흐리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 김 전 청장은 검찰 조사에서 증거를 조작한 사실이 거의 명백하게 드러났는데도 (국정조사에서) 핵심을 피해 소모적인 공방만 오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유리 박현철 이정연 기자 nopimul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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