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땅 비싸게 매입해달라” 공무원에 뇌물

임원·대행사 대표 등 3명 기소
청주시청 사무실 등서 6억 건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는 공장 터를 지방자치단체에 비싸게 매각하려고 담당 공무원에게 6억여원을 건넨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의 뇌물)로 케이티앤지(KT&G) 전·현직 임원인 최아무개(59)·이아무개(52)씨와 공장 부지 매각 업무를 대행한 ㄴ사 대표 강아무개(49)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케이티앤지로부터 충북 청주 공장 부지 매각 업무를 위임받은 강씨는 2010년 11~12월 청주시 재정경제국 기업지원과장이었던 이아무개(51·구속 기소)씨에게 터를 높은 가격에 매각할 수 있게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모두 5차례에 걸쳐 6억6000만여원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공무원 이씨는 강씨에게 먼저 접근해 ‘공장 부지를 고가에 매각할 수 있도록 도와줄 테니 대가를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씨는 케이티앤지 부동산사업단장이었던 최씨와 부동산사업실장 이씨에게 이를 알려주고 상의한 끝에 금품을 전달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씨는 이씨가 근무하는 청주시청 사무실에 직접 찾아가 현금이 입금돼 있는 자신 명의의 체크카드를 전달하기도 했다. 강씨가 건넨 뇌물 6억여원은 케이티앤지로부터 받은 전체 용역비 13억6000만원의 절반가량이다.

청주시는 2008년부터 문화시설을 조성할 공간 마련을 위해 케이티앤지 소유의 청주 연초제조창 공장 부지(5만3000여㎡ 규모)를 매입하기로 하고 협상을 시작했다. 케이티앤지가 땅값으로 400억원을, 청주시는 250억원을 각각 주장하며 협상에 난항이 있었지만 2010년 12월 350억원에 부지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

김정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