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만에 절반으로 뚝…옥수수·밀은 99% 수입
쇠고기 우유 생선도 비상…선진국 비해 바닥권
쇠고기 우유 생선도 비상…선진국 비해 바닥권
한국의 식량 자급률이 날로 떨어지고 있다. 쌀을 뺀 곡물 자급률이 형편 없다는 건 익히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쇠고기, 우유, 생선 등도 자급률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식량 자급은 농업이나 농민 문제와 연결짓지 않더라도 심각한 문제다. 식량을 자급하지 못한다는 건, 삶의 기반을 외국에 의존한다는 얘기다. 국제 식량 위기가 닥치거나 식량 무기화 현상이 나타나면, 나라가 뿌리부터 흔들릴 수도 있다. ▶ 관련 기사: '잊혀진 존재, 농민' 시리즈(하) 농가 80%, 농사로 입에 풀칠만 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매년 발표하는 ‘식품수급표’ 2011년도 자료를 바탕으로 한 아래 그래프에서 보듯, 곡물 자급률은 1980년대 초반 50% 안팎에서 약 30년만에 절반 이하인 23.1%까지 떨어졌다. 그리고 요즘들어서는 과실과 육류의 자급률 하락세도 만만치 않다. (아래 그래프는 세로축을 보통의 그래프와 달리 '로그 스케일'로 그림으로써, 각 항목의 변동폭 곧 선의 기울기를 같은 기준으로 나타냈다. 두 선의 기울기가 똑같으면 자급률의 변동 비율도 같다고 보면 된다.)
곡물류를 항목별로 보면 감자와 고구마, 쌀만 양호한 상황이다. 보리는 2010년부터 25% 아래로 떨어졌고 콩은 2011년 6.4%를 기록했다. 1984년 이후 최저치다. 옥수수와 밀은 거의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한다. 밀 자급률이 2000년대에 들어 조금씩이나마 높아지면서 2011년 1.1%를 기록한 게 위안거리라면 위안거리다.
더 큰 문제는 낮은 자급률이 곡물에만 국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쇠고기의 자급률(2011년 42.8%)은 이미 50% 아래로 떨어진 지 오래고, 우유류(2011년 53.4%), 어패류(2011년 70.5%)마저 자급률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다. 돼지고기조차 낙관할 상황이 못된다.
아래는 국가별 비교다. 한국의 식량 자급률이 주요 선진 공업국에 비해서도 한참 떨어지는 걸 보여준다.
신기섭 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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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리된 표 자료 (새창에서 구글 문서도구로 보기): 1984년부터 2011년까지 농산물 자급률
■ 원 자료 보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식품수급표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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