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안·앤디 등 연예인 7명 기소
이수근·탁재훈은 축구동호회
이수근·탁재훈은 축구동호회
최근 불법 도박 혐의로 수사를 받아온 연예인들이 축구 동호회 활동을 하거나 연예병사로 군복무를 하면서 도박에 빠져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윤재필)는 14일 같은 축구 동호회에서 활동한 개그맨 이수근(38)씨와 방송인 탁재훈(45·본명 배성수)씨, 개그맨 공기탁(44·본명 공성수)씨 등을 불법 스포츠토토 도박을 한 혐의(상습 도박)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공씨가 도박에 건 돈은 17억9000만원에 이르렀다.
검찰은 또 연예병사로 군복무을 한 ‘에이치오티’(H.O.T) 출신 가수 토니안(35·본명 안승호)과 ‘신화’ 출신 앤디(32·본명 이선호), 방송인 붐(31·본명 이민호), 개그맨 양세형(28)씨도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이들은 같은 시기에 연예병사로 근무하며 휴가 때 알게 된 김아무개(37)씨의 권유로 도박을 시작했고 휴가 때는 자신들의 휴대전화로, 영외행사 때는 일시적으로 지급받은 휴대전화를 이용해 도박을 했다.
검찰은 이들 연예인 7명을 포함해 도박장을 연 한아무개(37)씨 등 모두 31명을 재판에 넘겼다.
불법 스포츠토토 도박은 ‘맞대기’ 방식으로 이뤄졌는데, 유럽프리미어리그(EPL) 등의 경기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팀을 정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돈을 걸고 경기 결과에 따라 배당금을 받는 수법이었다. 검찰은 도박장 운영자가 배당금을 높여 사행성을 조장하기 위해 일대일 내기 방식도 활용한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 관계자는 “박지성 선수의 축구 경기가 있을 때 (도박이) 많았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 결과, 연예인들이 도박에 건 돈은 토니안 4억원, 이수근 3억7000만원, 탁재훈 2억9000만원이었고 앤디와 붐, 양세형은 각각 4400만원, 3300만원, 2600만원 상당을 걸었다. 이들은 한차례에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을 걸었으나 대부분 돈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이 이번 수사를 통해 파악한 불법 스포츠토토 판돈 규모는 270억원에 이르렀다.
도박을 한 연예인들은 나중에 문제가 될 것을 염려해 친척이나 친구 등의 계좌를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이 한 도박장 운영자의 계좌를 확인해 보니 실제 도박에 참가한 사람은 수십명이었지만 거래는 700명과 한 것으로 기재돼 있었다. 방송인 붐은 지인뿐 아니라 다른 사람 이름의 통장 2개를 사서 도박에 참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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