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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몰카 찍고 ‘암기 알바’ 고용 ‘SAT문제 유출’ 무더기 적발

등록 2013-11-17 20:05수정 2013-11-17 22:34

검, 학원대표·브로커 등 21명 기소
괌서 치러진 시험장서 문제 촬영
국내선 10만원씩 주고 알바생 고용
비공개 문제는 30만원대 거래돼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에스에이티) 기출문제를 불법 유통한 브로커와 유출 문제로 강의한 서울 강남 등의 어학원 운영자·강사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어학원 운영자들은 미국령 괌의 시험장에서 직접 카메라로 문제를 촬영해 빼내거나 브로커한테서 수천만원을 주고 문제를 사서 강의에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김영문)는 에스에이티 기출문제를 불법 유통한 브로커 8명과 기출문제를 강의에 사용한 학원 12곳의 운영자·강사 14명 등 22명을 적발해 21명을 저작권법 위반,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민간인 신분일 때 브로커 활동을 했던 군인 피의자 1명은 군검찰로 이송했다.

검찰의 설명을 종합하면, 어학원 운영자 김아무개(28)씨는 지난해 3월 미국령 괌에서 치러진 에스에이티 시험장에 카메라를 갖고 들어가 문제를 촬영하고, 같은 해 5월 국내에서는 아르바이트생 4명을 고용해 1인당 10만원씩을 주고 문제를 암기해 오도록 한 뒤 이를 강의에 활용했다. 김씨는 수강생들을 통해 기출문제를 입수하기도 했다. 시험문제 유출 브로커 김아무개(22)씨는 2010년부터 올해 3월까지 기출문제를 인터넷에서 산 뒤 이를 수험생이나 학원 강사, 다른 브로커 등에게 358차례 팔아 2억2071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어학원 운영자 김아무개(28·여)씨는 인터넷 등을 통해 브로커한테서 4700만원어치의 기출문제를 사들여 학원에서 강의하기도 했다.

기출문제는 공개된 문제가 최고 2만원, 비공개 문제는 최고 30만원대에 거래됐는데, 거래된 문제의 상당수는 비공개 문제였다. 에스에이티는 문제은행 방식으로 출제되기 때문에 기출문제는 원칙적으로 공개를 금지하고 있다. 다만 일부 문제는 시험 주관사인 미국교육평가원(ETS·이티에스)이 인정하는 경로를 통해 구입할 수 있지만 구입하더라도 문제의 복제·배포·강의는 못한다.

한편, 검찰은 지난 10월 불거진 에스에이티 문제 유출 의혹과 관련해서도 어학원에서 강의한 문제들을 시험 주관사인 이티에스에 보내 감정작업을 벌이고 있다. 에스에이티 시험은 전세계적으로 1년에 6차례(미국은 7차례) 실시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지난 7월 시험문제 유출 의혹으로 1년에 4차례 실시되는 것으로 바뀌었다. 2007년 4월에는 시험문제 유출로 한국 응시생 900명의 성적이 취소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인터넷을 통한 광범위한 문제지 불법 유통 구조를 확인하고 이를 통제하기 위해 포털 사이트에 기출문제 유통 게시글 제한 조처 실행을 촉구했다. 국내 에스에이티 시험이 줄어드는 등 국제적 신인도가 추락한 점 등을 고려해 강사 전부를 재판에 넘겼다”고 말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일부 학원의 수강료 과다징수 및 세금 신고 누락도 교육청 및 국세청에 통보했다.

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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