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전 MBC사장
법인카드 유용액 1/20로 줄이고
무용가 특혜제공도 무혐의 처분
노조 “봐주기용 부실 수사” 반발
무용가 특혜제공도 무혐의 처분
노조 “봐주기용 부실 수사” 반발
서울 남부지검은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하고 감사원이 요구한 자료을 제출하지 않은 혐의(업무상 배임 및 감사원법 위반)로 김재철 <문화방송>(MBC) 전 사장을 31일 약식 기소했다. 그러나 무용가 정아무개씨 등에게 일감을 몰아주고 공연에 특혜를 줬다는 혐의 등에 대해 무혐의 처분하고 노조가 고발한 부적절한 법인카드 사용 2억2000만원 가운데 1100만원만 업무와 관련성이 없다고 인정했다. 문화방송 노조는 “봐주기용 부실 축소 수사”라고 반발했다.
검찰은 “김 전 사장이 부적절하게 사용한 법인카드 사용액은 1100만원으로 나머지 부분은 업무와의 관련성이 인정되거나 업무상 배임으로 인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노조가 2012년 3월 제기한 김 전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 관련 10대 의혹은 △명품 구입비 1300여만원 △그랜드힐튼 등 호텔 188회 사용금액 1억5000여만원 △근무시간 중 호텔 마사지 △일본 여성전용 미용업소 200만원 결제 △고향인 경남 사천 오광대 탈춤공연 참석 및 고향 친구에게 300만원 상당 뮤지컬 티켓 전달 △전국 호텔에 ‘김훈’이란 이름으로 숙박한 정황 등이다. 검찰은 또 지난 2월1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문화방송 관리·감독 실태를 감사하는 과정에서 법인카드 사용 내역 등 자료 제출 요구를 거절한 혐의에 대해 김 전 사장을 약식 기소했다.
검찰은 문화방송 노조 간부에 대해서는 불구속 기소를 결정했다. 검찰은 정영하 당시 문화방송 노조위원장 등 5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정세영 부위원장 등 4명을 같은 혐의로 약식 기소했다. 직책이 낮은 노조 간부 7명에 대해서는 기소 유예했다. 검찰 관계자는 “2012년 1월30일~7월17일 진행된 문화방송 파업은 사장 퇴진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불법 파업’으로 판단하고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문화방송 노조는 “해를 넘기기 직전에 철저히 김재철 전 사장 봐주기로 일관한 검찰의 ‘꼼수’에 분노를 느낀다”며 “2년에 걸쳐 장기 수사를 했음에도 김재철 전횡 3년의 흔적을 겨우 1100만원 유용한 것밖에 밝혀내지 못한 것은 명백한 부실 축소 수사”라고 반박했다.
박유리 최원형 기자 nopimul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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