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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젠 방과후 수업까지…” 유치원교사들 ‘안녕 못해요’

등록 2014-01-15 20:36수정 2014-01-16 09:44

전교조 경기지부 유치원위원회 출범식이 15일 오후 경기도 오산시 한신대학교 6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가운데 한 유치원 교사가 일어나 열악한 근무 환경에 대해 말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전교조 경기지부 유치원위원회 출범식이 15일 오후 경기도 오산시 한신대학교 6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가운데 한 유치원 교사가 일어나 열악한 근무 환경에 대해 말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경기교육청 보조원 충원 제한에
“하루 8시간 수업·행정까지 감당”
전교조 유치원위원회 오늘 출범
“인권을 강조하는 교육감이 유치원 선생님들의 인권은 생각하지 않는 거죠.”

경기도 고양시 ㅈ초등학교 병설 유치원에 근무하는 홍아무개(42) 교사는 한숨부터 쉬었다. 그는 유치원 교사들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초등학교에는 행정 업무 실무자가 있지만 저희는 에듀파인(회계 관리 프로그램), 나이스(학생정보 관리 프로그램)부터 각종 행사 준비까지 직접 해야 해요. 누리과정이 실시되면서 학비정산 업무까지 도맡아 했습니다. 여기에 방과후 업무까지 맡게 되면 저희는 더는 견딜 수가 없어요.”

지난해 12월 경기도교육청은 비정규직을 제한한다며 방과후 보조원을 충원하지 말라는 공문을 경기도 공립유치원들에 보냈다. 현재 1495명인 방과후 과정 보조원의 정원을 올해부터 1223명으로 줄이기로 했다. 방과후 과정이 개설돼 있는 학급은 1778개에 이른다.

결원이 생겨도 보조원을 충원할 수 없으니 부담은 오롯이 교사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경기도 파주시 ㅎ유치원에서 일하는 이아무개(37) 교사는 “방과후 과정까지 하게 되면 하루 8시간, 주 40시간 수업에 행정 업무까지 감당해야 한다”고 털어놨다. 이렇게 되면 아이들도 제대로 된 교육을 받기 어렵다고 했다. 이 교사는 “유치원은 보육을 하는 곳이 아니고 유아학교이고 교육기관이다. 선생님들이 활동안을 짜고 급식시간도 목표가 있다. 교재 만들고 수업 준비도 해야 하는데 방과후 과정까지 책임지라는 건 교육을 포기하라는 것”이라며 답답해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 유치원위원회는 15일 저녁 경기도 오산시 한신대 60주년기념관에서 공식 출범했다. 이들은 앞서 14일 오후 한신대 송암관 대강당에서 ‘안녕하지 못한 유치원 교사들의 이야기’란 주제로 협의회도 열었다. 왕정희 전교조 경기지부 유치원위원장은 “경기도는 방과후 교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데도 경기도교육청에서 해결 노력을 제대로 안 해 선생님들이 과도한 수업 부담에 시달릴 위기에 놓였다”고 말했다.

유치원 교사들이 반발하자 경기도교육청은 보조원 감축 방침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도교육청 유아특수교육과 이신경 장학관은 “보조원 인원은 유지하기로 했다. 부족한 인원은 6개월 동안 한시인력을 충원하고, 선생님들이 수업에 부담을 갖지 않도록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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