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검찰, 항법사 출신 3~4명 수사
조작 증명서로 기장 자격증 따내
조작 증명서로 기장 자격증 따내
공군 항법사 출신 전역자들이 실제 항공기 조종 경험이 없는데도 군에서 경력을 쌓은 것처럼 속여 민간 항공사에 불법 취업한 혐의로 군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사실이 10일 확인됐다.
군 검찰은 공군 항법사 출신인 김아무개씨가 2009년 군에 있을 당시 항법사로 발급받은 2600시간 비행경력을 마치 비행기를 직접 조종하는 기장 자격으로 딴 것처럼 속여 민간 항공사에 취업한 혐의를 잡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렇게 조작한 증명서를 교통안전공단에 제출한 뒤 일정한 시험을 거쳐 기장 자격증을 받아낸 뒤 현재는 동남아시아의 한 항공사에 취업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군 검찰은 김씨와 유사한 수법으로 자격증을 취득한 3~4명을 같은 혐의로 수사중이다. 항법사는 항공기 운항 시 좌표를 점검하는 보조적인 역할만 할 뿐 실제 조종간을 잡지는 않아, 조종 능력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자칫 항공기 안전과 직결될 수도 있는 사안인 것이다.
공군 관계자는 “김씨와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항법사 출신 20여명 가운데 3~4명 정도가 현재 항공사에 취업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들이 무면허인 것은 아니나 철저한 조사를 통해 비행경력에 오류가 있었는지를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와 같은 사례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은 공군이 2012년 이전까지 기장이나 부조종사, 교관, 학생 등의 비행시간을 따로 구분하지 않은 채 비행경력 증명서를 기장으로 통합 발급했기 때문이다. 민간 취업을 위해서는 실제 비행시간이 최소 200시간 이상이어야 한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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