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청해진 대표 사전영장 방침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측근으로 꼽히는 청해진해운 김아무개 대표가 29일 오전 인천 남구 학익동 인천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소환되고 있다. 김 대표는 유 전 회장이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회사에 청해진해운 자금 수백억원을 몰아줘 회사에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인천/류우종 기자 [e-mail]

피의자 신분으로 첫 소환
유병언 관련 회사 편법 지원혐의
다판다 대표도 피의자 조사 예정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은 유 전 회장 일가의 횡령·배임 혐의에 관여한 의혹을 사고 있는 청해진해운 김아무개(72) 대표를 29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이르면 30일 김 대표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들 말을 종합하면, 김 대표는 유 전 회장이 개인사업자로 등록된 서류상 회사(페이퍼컴퍼니)에 청해진해운에 대한 컨설팅 비용과 자문료 등의 명목으로 수백억원을 건네 회사에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로 인해 김 대표가 청해진해운 선박에 대한 정비·안전교육에 투자하지 않거나, 과적·증축 등 무리한 운항을 한 것이 세월호 침몰사고의 구조적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청해진해운은 세월호의 고박(화물을 묶어 고정하는 것) 비용을 아끼려고 전문 고박업체와 계약을 맺지 않고 일용직 인력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청해진해운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회장님 명목’으로 매달 1000만원가량이 지급된 근로소득명세서를 확보하고 김 대표 등이 회삿돈을 빼돌려 유 전 회장에게 편법 지원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청해진해운이 유 전 회장의 사진집 200권을 1억원에 구입한 사실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유 전 회장 일가의 자금 관리인으로 의심받는 핵심 측근들을 제쳐두고 청해진해운 김 대표를 첫 피의자로 꼽은 것은 이번 수사의 명분을 쌓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세월호 침몰사고와 직접 관련성이 없어 보이는 유 전 회장의 횡령·배임 의혹 수사는 전형적인 ‘별건수사’에 해당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이 있다. 검찰로서는 ‘유 전 회장의 재산증식→청해진해운의 부실→세월호 침몰사고’라는 구도로 수사의 첫 단추를 끼운 뒤 유 전 회장의 횡령·배임 수사로 나아가는 방향이 훨씬 매끄럽다고 판단했음직하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의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의혹을 사고 있는 송아무개(62) 다판다 대표를 30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현재 국외에 머물고 있는 둘째 아들 혁기(42)씨와 첫째 딸은 2~3일 안으로 변호인을 통해 구체적인 출석 일정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오전 혁기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문진미디어의 전직 임원 김아무개씨 자택과 계열사 회계감사를 한 회계법인 사무실 등 4곳을 추가로 압수수색했다.

항만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송인택)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선주협회와 전국해양산업총연합회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지난 23일 한국해운조합 인천지부 압수수색 전, 내부 문건을 파기한 혐의(증거인멸)로 인천지부장과 팀장급 직원 등 2명을 이날 구속했다.

인천/김정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