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자 뉴욕타임스 19면에 실린 세월호 참사 관련, 박근혜정부를 정면 비판하는 전면광고.
새누리 “해외 동포들이 참사를 정치적 악용” 주장에
누리꾼들 “정부를 비판한다고 그걸 비난하나” 성토
누리꾼들 “정부를 비판한다고 그걸 비난하나” 성토
미국 거주 한인들이 <뉴욕타임스>에 “세월호 참사에서 실패한 구조작업은 박근혜 정부의 리더십의 부재, 무능함, 태만함을 보여주었다”는 내용의 전면 광고를 실은 가운데,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해외 동포들이 비극적인 참사를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다”고 말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 취임 뒤 첫 참석한 자리에서 “(국외에서) 광고까지 내면서 이렇게 (행동) 한다는 것은 대한민국을 걱정하는 동포들에게 누가 되지 않겠나. 광고비로 몇 만불(달러)이 드는 데 이런 돈이 있으면 유가족을 도와줘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4000여명의 미국 거주 한인들이 자발적인 성금으로 세월호 참사의 문제점을 지적한 광고를 ‘때 이른 정치적인 행동’으로 규정하고 “참담하다” “곤란하다”“유감이다”라는 표현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또 “지금은 세월호 뿐 아니라 국가 전체 개조 수준의 종합대책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면서 정부의 자성 대신 국민들한테 책임 일부를 전가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유가족들이 돈을 원하나? 정확한 진상규명, 책임있는 사과를 원할 뿐. 왜 정부여당이 유가족들과 엇박으로 갈등하는지 잘 알았다”며 이 정부, 여당의 무책임한 태도를 질타했다. 한 누리꾼(@fl***)은 “정부나 여당이 유족을 제대로 도왔다면 애초에 광고같은 건 만들지도 않았겠지. 제발 생각 좀 하고 말하자”고 했고, 또 다른 누리꾼(@fs***)은 “이런 걸 적반하장이라 하는가. 정부 무능으로 죽게 된 걸, 정부 비난한다고 여당의원이란 자가 그걸 비난하냐”고 되물었다.
국외 거주 한국인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정부의 잘못을 꼬집는 광고를 낸 이유를 정작 당사자들이 모른다는 지적도 나왔다. 누리꾼 ‘@CH***’는 “세월호 광고가 아니고 박근혜 책임지고 물러나라는 광고다. 미국에 거주하는 우리 교민들 윤창중 때문에 지금도 한국인 이라는 명함도 못 내밀고 있다 (국내에 거주하는) 우리도 이제 가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분노했다. 누리꾼 ‘@Ha***’도 이 원내대표의 ‘참담하다’의 말에 빗대 “대다수 국민들과 해외교포들은 너희 지배기득권의 무능과 무책임 그리고 비겁하고도 뻔뻔한 너들의 작태에 참담함을 느낀다는!”이라고 반박했다.
“여당에 대해 왜 분노하고 지탄하는지 전혀 깨닫지도 못 하고, 반성하지도 않고 있다는 걸 여실히 보여 주는 말이로군”(@ha***), “당신들의 무능과 무책임이 참사를 불러왔죠. 당신들 받아가는 세비나 유가족 돕는데 쓰세요”(@ky***)라며 새누리당의 자성을 촉구하는 글도 많았다.
정부와 여당이 잇따라 ‘국가 개조론’을 들고 나온 데 대해서도 누리꾼 ‘@Mi***’ 등이 “누가 누구를 개조하는가? 개조할 대상은 대통령을 포함한 1%의 권력층 뿐인걸 이제는 유치원생들도 다 안다”고 지적했다.
앞서 미국 ‘어머니 날’(마더스 데이)를 맞은 이날 미주 최대 여성커뮤니티 미시 유에스에이(www.missyusa.com) 회원을 중심으로 4000여명은 <뉴욕타임즈>에 ‘왜 한국인들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분노하는가’라는 제목의 광고로 박근혜 정부의 세월호 참사 대처에 문제점을 조목 조목 지적했다. 이들은 광고에서 “(한국 정부가) 민간인 전문 잠수가들과 미국 해군의 도움 등 외부의 도움을 뿌리치고 정부가 주요 주주인 어느 기업에게 구조권한을 주었다”, “실패한 구조작업에 대한 진실을 파해치는 동영상이나 글들은 인터넷에서 지워졌다. 주요 언론은 정부의 나팔수로 왜곡된 뉴스를 내보냈다”며 구조 작업과정에서 정부의 무능함과 사고 이후 여론을 통제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광고는 ‘크라우드 펀딩’ 형식으로 16만달러(1억6000만원) 가량의 비용을 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새누리 이완구 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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