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정비창장 6명 모두 해경 출신…감사담당관 2명 중 1명도

등록 2014-05-16 18:58수정 2014-05-19 13:52

[토요판] 특집
해경과 수난구조를 말한다
그들만의 공개채용

해양경찰 출신 간부들이 퇴직 뒤 산하단체와 유관기관에 취업해 ‘해피아’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개방형 공모제와 공개채용으로 진행되는 4급 해양경찰관 임용 또한 퇴직 경찰의 재취업 통로로 이용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세월호 부실 구조와 산하기관과의 유착 의혹 등으로 감사원이 감사에 착수하는 상황에서 공개채용 제도마저 공정성 시비가 일고 있다. 해양경찰청이 지난 14년간 공개채용 또는 개방형 공모로 선발한 공무원 8명 가운데 7명이 해경 출신이다.

해양경찰청 관계자는 “2000년부터 공개채용한 정비창장 6명이 모두 해경 출신이고, 2011년 개방형 공모제로 임용한 감사담당관 2명 가운데 1명이 퇴직 해경”이라고 밝혔다.

조직 비리를 적발·정화하는 감사담당관마저 개방형 공모제라는 형식을 빌려 내부 인사가 채용된 것이다. 이아무개 감사담당관은 지난해 7월 정년퇴직을 약 2년 6개월 앞둔 시점에서 여수해양경찰서장을 그만두고 해양경찰청으로 자리를 옮겼다. 선발심사위원회 위원 5명 가운데 2명은 해경이고 나머지 3명은 국립대 교수 등으로 꾸려졌다. 해경이 해경을 심사한 셈이다. 취재 과정에서 해양경찰청은 거짓 해명을 하기도 했다. 해양경찰청 인재평가팀 관계자는 “감사와 상관없는 분들이 지원했기 때문에 이 전 서장을 뽑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당시 감사담당관에 지원한 3명 가운데 감사원 출신 4급 공무원도 있었다.

이 감사담당관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퇴직 전에 받던 것보다 적은 월급을 받으며 절차상 문제없이 채용됐다. 개방형 공모제로 전환돼 3년 전 검사 출신 변호사를 채용한 적이 있었지만 (조직과) 원만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해피아’가 아니라고 강조하며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전직(해경)이든 현직이든 오너가 누구를 채용하느냐의 문제다. 해경 출신은 나 하나였고 감사원 출신 공무원도 있었다. 우리 조직의 장인 오너가 누구를 그 자리에 앉혔을 때 활동을 잘할 수 있느냐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 산하단체에 취업하는 해경은 연금 받으면서 보수를 받지만 나는 연금을 받지 않고 1년에 연봉 7500만원 받는다.”

1년 예산이 330억원인 정비창장 공개채용 또한 해경 출신으로 채워졌다. 2011년 7월 태안해양경찰서 서장을 퇴직한 조아무개씨는 그해 자리를 옮겨 현재까지 정비창장을 맡고 있다. 함정을 수리하는 해경 정비창이 2000년 책임운영기관으로 지정된 뒤 공개채용으로 정비창장 6명이 임명됐다. 모두 전직 해경이다. 안전행정부가 책임운영기관으로 지정하면 공개채용된 기관장이 인사·조직·예산 운영에서 자율성을 부여받는다.

성매매 전력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해양경찰서장 출신이 공개채용으로 정비창장에 뽑혀 심사 과정의 불공정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여수해양경찰서장 문아무개씨는 2004년 7월 ‘여수 성매매 사건’으로 직위해제된 뒤 대기 발령을 받았으나 2005년 또다른 해양경찰서장으로 복직했다. 여수 성매매 사건은, 여성 8명이 “업주가 여수 지역 교수, 의사, 해양경찰서장 등과 성매매하도록 강요했다”고 진술하면서 당시 지역사회에 충격을 주었다. 문씨는 정년퇴직을 앞두고 2006년 12월 정비창장으로 선발됐다. 지역 언론과 시민단체가 문씨의 임용을 문제삼자 해양경찰청은 문씨와의 임용 계약을 포기했다.

공직자윤리법은 4급 이상 공무원이 퇴직 전 5년간 담당하던 업무와 관련 있는 사기업체에 2년간 재취업할 수 없게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4급 미만 퇴직 해경이 유관 기관에 재취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직자윤리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4급 이상 해양경찰관은 개방형 공모제와 공개채용이라는 절차를 밟고 해경 고위직으로 재취업하고 있었다.

박유리 기자 nopimul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뺑소니’ 가수 김호중 징역 2년6개월…법원 “범행 후 정황 불량” 1.

‘뺑소니’ 가수 김호중 징역 2년6개월…법원 “범행 후 정황 불량”

“나는 부끄럽게 살고 있다”…경희대 교수들의 ‘무참한’ 윤 퇴진 시국 선언 2.

“나는 부끄럽게 살고 있다”…경희대 교수들의 ‘무참한’ 윤 퇴진 시국 선언

[단독] 명태균이 받았다는 ‘김건희 돈’ 어떤 돈...검찰 수사 불가피 3.

[단독] 명태균이 받았다는 ‘김건희 돈’ 어떤 돈...검찰 수사 불가피

법원 “이재명 공직선거법 1심 선고 생중계 안 한다” 4.

법원 “이재명 공직선거법 1심 선고 생중계 안 한다”

대법 판례 역행한 채…경찰, 윤 퇴진 집회 ‘과잉진압’ 5.

대법 판례 역행한 채…경찰, 윤 퇴진 집회 ‘과잉진압’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