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씨 은신처 추정 전남순천 수색
“‘검, 김기춘 현수막 안좋아’ 말해”
기독교복음침례회, 녹취내용 공개
“‘검, 김기춘 현수막 안좋아’ 말해”
기독교복음침례회, 녹취내용 공개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비리를 수사하는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은 유 전 회장과 최근까지 도피 생활을 같이한 의혹을 받는 30대 여성 신아무개씨를 전날 밤 체포했다고 26일 밝혔다. 신씨는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신씨를 범인도피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신씨를 상대로 유 전 회장과 어떤 이유로 함께 다녔는지, 어느 곳에 숨어 지냈는지, 유 전 회장이 어디에 머물고 있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이 전남 순천 지역에 은신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색을 강화하고 있다. 전남 지역에는 기독교복음침례회와 유 전 회장 일가 소유의 부동산이 많아 유 전 회장이 몸을 숨기기 유리한 곳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이 순천 국도변의 한 휴게소에 기거하다 다른 곳으로 도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이 이날 새벽 경기도 안성시 금수원(기독교복음침례회 본산)에 다시 들어갔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금수원 주변 감시와 순찰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기독교복음침례회 쪽은 이날 금수원 정문에 내건 ‘김기춘 실장, 갈 데까지 가보자!’란 문구가 적힌 펼침막을 검찰이 떼라고 요청한 통화 녹취 내용을 공개했다. 녹취를 들어보면, 검찰 관계자는 “‘김기춘 갈 데까지 가보자’고 정부에 반대하는 건 안 좋죠. 그건 빼고 시위 현장에 두지 말아주세요”라고 했다. 또 “기왕에 우리 입장 생각해서 현수막을 하나 써 붙여라.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유병언과 교단은 별개다라고. 그러면 검찰도 면이 산다. 우리는 엄청 코너에 몰려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수사팀에서 전화한 사람이 없는 건 맞다. ‘검찰 관계자’에는 수사팀도 있고 나중에 합류한 검거팀도 있다. 누군지는 확인해 보겠다. 그러나 대화 자체에 문제가 될 만한 내용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인천/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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