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고가매입 배임혐의도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비리를 수사하는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은 전날 밤 유 전 회장의 도피를 총괄 기획한 의혹을 받고 있는 해마토센트릭라이프재단 이사장 이아무개씨를 체포했다고 27일 밝혔다.
검찰은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의대 교수인 이씨가 근무하는 수원의 한 대학병원에서 그를 붙잡았다. 검찰은 이씨의 주거지와 사무실도 압수수색했다. 헤마토센트릭라이프재단은 ‘아해’라는 작가명으로 활동한 유 전 회장의 사진 판매와 전시를 지원해온 곳이다. 이씨는 범인도피 혐의 말고도 유 전 회장의 사진을 비싼 값에 사들여 재단에 손실을 입힌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배임)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18일 경기도 안성시 금수원(기독교복음침례회 본산)의 언론 공개를 주도한 인물 중 한명이다. 이씨는 당시 유 전 회장이 평소 머물던 금수원 대강당 2층 사진스튜디오 앞에서 기자들에게 “여기서 크게 소리를 지르면 (유 전 회장이) 혹시 나오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번 외쳐보실래요”라고 언론과 검찰을 조롱하는 듯한 말을 하기도 했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의 도피 생활을 도운 이들을 잇따라 체포하면서 그가 현재 숨어있는 것으로 보이는 전남 순천 일대에서 포위망을 좁혀가고 있다. 지금까지 유 전 회장의 도피와 관련해 검찰이 체포한 인물은 모두 7명이다. 수사팀장인 김회종 인천지검 2차장은 이날 순천 지역을 찾아 추적 상황을 점검했다.
검찰 관계자는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유 전 회장의 행적을 찾고 있으며, 그 지역을 벗어났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기독교복음침례회와 관련된 건물과 토지 등 각종 연고지를 유기적으로 수색하고 있다. 밀항 가능성에도 대비해 전국 항만을 집중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이 머문 것으로 알려진 전남 순천의 송치재 휴게소 인근 별장에서 지문을 채취해 감식에 착수했다.
한편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에 계열사 자금 95억원을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횡령·배임)로 ㈜아해 전·현직 대표 이아무개(73)씨와 다른 이아무개(62)씨를 이날 구속 기소했다.
인천/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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