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상무’ 이젠 바로 쫓겨난다

항공기 승무원들이 기내 난동자를 제압하는 훈련을 받고 있다. 이종근 기자 [e-mail]

항공사들 ‘음주’ 기내 난동 강력 대응
경찰에 즉각 넘기거나 고소·고발키로

항공기 안에서 ‘라면 상무’를 구경하는 일은 이제 없어질 듯하다. 라면 상무는 지난해 포스코 계열사 임원이 승무원을 폭행하며 물의를 빚은 사건 당시 나온 말이다.

앞으로 기내 폭행 등에 대한 처벌 조항이 엄격히 적용된다. 국내 항공사들이 그동안 법적 제재를 자제해왔던 단순 기내 음주소란 행위 등에 대해서도 다른 승객들에게 피해를 끼쳤다고 판단될 경우엔 문제 승객을 현지 경찰에 곧바로 인계하고 강력한 처벌을 요청할 방침이다. 승무원 폭행 등 기내음주 폭력 수위가 도를 넘었고, 이에 기내 안전이 큰 위협을 받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한항공은 6일 자료를 내어 올해 1~7월 기내 안전을 위협하고 승무원을 폭행해 경찰에 인계된 승객 난동 사례가 18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이에 따라 향후 기내에서의 폭행, 협박 등 안전 저해 행위와 관련해 공항 현장에서 즉각 공항경찰대에 넘기거나 추후 고소고발 등을 통해 엄중히 책임을 묻기로 했다. 특히 기내에서 폭력을 저지른 승객 대다수가 ‘음주로 인한 것이라는 점을 이해해 달라’며 정상참작을 요구하는 바람에 그동안 법적 제재를 자제해왔지만, 앞으로는 항공기 운항 안전 확보 차원에서 문제 승객을 모두 현지 경찰에 넘길 방침이라고 밝혔다.

항공보안법 23조 2항과 43조 등에 따르면, 승객은 기내에서 폭행이나 협박 등의 행위를 해서는 안 되며 직무집행을 방해했을 때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지금까지 대한항공은 이런 처벌 기준이 있었음에도 기내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거나 승무원 대상 폭력이 아닌 경우에는 규정을 적용한 처벌을 적극적으로 의뢰하지 않아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항공기 운항을 위해 반드시 담보되어야 할 것이 바로 안전”이라며 “항공기 안전 운항을 저해하는 기내 질서 위반행위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 강력한 대처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익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