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6개월]
검찰, 이달 “1375톤 적게 넣어”
공소장엔 “1308톤” 국조땐 “1437톤”
검찰, 이달 “1375톤 적게 넣어”
공소장엔 “1308톤” 국조땐 “1437톤”
‘세월호는 과연 평형수를 얼마나 덜 채웠을까?’
세월호가 규정된 평형수를 채우지 않고 운항하다 침몰했다는 사실은 참사 직후 대다수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지적했을 정도로 핵심적인 사고 원인 가운데 하나였다. 평형수는 배의 흔들림에도 무게중심을 유지하기 위해 선박 하층부에 싣는 물을 뜻하는 것으로, 세월호는 화물 적재량을 늘리기 위해 평형수를 규정에 못 미치게 실었다. 세월호의 경우 규정 위반의 정도가 좀더 심각한 수준이긴 하지만, 업계에선 국내 대형 선박들이 화물을 많이 싣기 위해 일상적으로 쓰고 있는 편법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정확한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 차원이라면, 문제가 달라진다. 검찰은 지난 6일 세월호가 복원력을 잃은 결정적인 원인 중 일부로 ‘평형수 부족’을 거론했지만 참사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정확한 평형수 수치를 파악하지 못한 채 수사결과를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검찰의 공소장과 법무부가 국회에 제출한 국정조사 자료, 검찰 수사결과 발표문 등에서 나타난 세월호의 평형수와 연료 등의 적재량이 최저 1308t에서 최고 1437t까지 129t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우선 지난 6일 검찰은 세월호 침몰사고 수사 설명 자료를 통해 “세월호는 선체 복원에 필요한 평형수 등을 1375.8t 감축적재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 5월 선장 및 선원을 기소한 공소장을 보면 “평형수 804.6t, 연료 362.52t 등 모두 1308.02t을 대폭 감축했다”고 적시했다. 또 7월9일 세월호 국정조사 당시 법무부 보고서와 5월26일 청해진해운 대표의 공소장, 6월3일 청해진해운 해무팀장 등의 공소장에는 평형수 933.6t, 연료 362.52t 등 모두 1437.02t을 감축했다고 돼 있다. 더 큰 문제는 복원성을 검토하는 데 결정적인 자료인 평형수의 감축적재랑이 1308.02t, 1437.02t, 1375.8t 등 제각각인데도 이를 기반으로 진행된 시뮬레이션 결과가 모두 동일하게 나왔다는 점이다. 이는 사고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하자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하어영 김규남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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