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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단독] 조현아가 ‘허위 진술’ 지시하고 상무가 ‘각본’ 짜

등록 2014-12-18 00:49수정 2014-12-18 21:53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울서부지검에 조사를 받으러 걸어들어가는 동안 강한 바람에 머리카락이 날려 헝클어지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울서부지검에 조사를 받으러 걸어들어가는 동안 강한 바람에 머리카락이 날려 헝클어지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조현아 구속영장 청구 배경]

처벌 피하려고 임직원들 동원해
피해자들한테 허위 진술 종용
일등석 목격자한텐 “인터뷰 자제” 회유
조직적 증거 인멸 혐의 드러나

“이 비행기 못 띄워, 내려!” 등
기내 폭언 알려진 것보다 심각

검찰 “감추고 덮으려고 온갖 추한 짓”
“대기업이 온갖 잔머리를 굴렸다. 어떻게든 감추고 덮으려고 온갖 추한 짓을 다 했다.”

검찰 관계자는 17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 청구 결정 배경을 이렇게 정리했다. 재벌 3세가 대기업 총수 일가이자 임원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수백명의 승객이 탑승한 항공기를 회항시킨 뒤 기내 안전을 책임지는 사무장을 강제로 내리게 하고,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처벌을 피하기 위해 임원들을 ‘사적으로’ 동원해 진술 조작까지 한 것을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조 전 부사장이 증거를 감추고 덮으려고 한 것이 결국 스스로에게 족쇄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거 인멸 정황은 뚜렷하다. 대한항공 ㅇ상무가 주도해 조 전 부사장에게 유리하도록 진술을 짜맞춘 ‘각본’을 만들고, 피해자인 미국 뉴욕발 A380 항공기 박창진 사무장과 승무원에게 이에 따른 허위 진술을 종용했다는 것이다. 대한항공 쪽은 조 전 부사장의 폭언·폭행을 현장에서 목격한 일등석 승객 박아무개씨에게도 ‘언론 인터뷰 자제’ 등 회유에 나섰다.

대한항공은 앞서 ‘땅콩 회항’ 사건이 언론에 알려지기 전 자체 진상조사를 통해 조 전 부사장의 폭언 사실 등이 담긴 ‘최초 보고서’를 작성했다. 검찰은 ㅇ상무가 이런 ‘진상’을 파악하고도, 최초 보고서와 다른 내용의 진술을 사무장과 승무원들에게 종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련의 과정은 조 전 부사장에게 모두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업무상 상하관계가 명백한 상황에서 직접적 지시가 아니더라도, 그런 사실을 알고 있거나 암묵적 지시만 해도 조 전 부사장의 증거인멸 교사 혐의가 성립한다”고 했다.

특히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이 당시 기내에서 한 언행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강도가 세고, 이런 내용이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대한항공이 조직적으로 증거인멸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증거인멸의 정도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당시 조 전 부사장은 사무장에게 “이 비행기 못 띄워. 내려!” 등의 폭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은) 결국 ‘이 비행기의 오너, 주인은 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러다 말썽이 생기니 이런 증거들을 인멸하기로 한 것으로 본다”고 했다.

조 전 부사장의 사전구속영장에 폭행 혐의가 포함될지도 관심거리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12일 국토부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취재진에게 “(폭행은) 처음 듣는 일”이라고 하는 등 적극 부인했다. 반면 피해자인 박창진 사무장과 목격자인 일등석 승객 박씨는 언론 인터뷰와 검찰 조사에서 “조 전 부사장이 승무원의 어깨를 밀치고 매뉴얼 케이스로 사무장의 손등을 찔렀다”고 일치하는 진술을 하고 있다.

오승훈 기자 vi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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