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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조현아 변호인 “반성하지만 과장된 부분 많아”

등록 2015-01-19 22:28수정 2015-01-20 08:39

대한민국은 돈이면 안 되는 게 없다는 생각이 지배하고 있다. 2014년 12월30일 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서울 공덕동 서울서부지검을 나와 서울남부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한겨레 김정효 기자
대한민국은 돈이면 안 되는 게 없다는 생각이 지배하고 있다. 2014년 12월30일 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서울 공덕동 서울서부지검을 나와 서울남부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한겨레 김정효 기자
‘땅콩 회항’ 첫 공판에서 혐의 부인
형량 높은 ‘항로 변경죄’ 방어 주력
재판부, 부친 조양호 회장 증인 채택
항공기 강제 회항과 기내 난동 혐의로 구속 기소된 조현아(41)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대한 첫 공판이 열린 19일, 그의 변호인들은 “조 전 부사장이 통렬히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이 사건의 발단과 세부적인 경위에 있어 과장된 부분이 많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향후 변론 전략을 드러낸 셈이다.

조 전 부사장 쪽이 선임한 서창희·유승남 변호사는 이날 오후 서울서부지법 형사12부(재판장 오성우)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조 전 부사장이 유무죄를 떠나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는 말로 변론을 시작했다. 그러나 곧이어 “세부적인 부분이 과장되거나 피고인의 기억과 다른 부분이 있다”, “경위 부분이 사실과 다르거나 실제보다 부풀려져 있다”, “사무장 등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이야기를 빼고 진술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항변하며 검찰의 공소사실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재판부는 직권으로 오는 30일 열릴 제2차 공판에 조 전 부사장의 아버지인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조 회장이 증인으로 나오면 아버지와 딸이 동시에 법정에 서게 된다.

조 전 부사장은 이날 오후 2시30분께 연녹색 수의를 입고 고개를 숙인 채 법정으로 들어섰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조 전 부사장은 박창진 사무장에게 폭언을 했다는 공소사실이 법정에서 낭독되자 손수건으로 잠시 얼굴을 닦기도 했다.

변호인들은 특히 피해자인 박 사무장이 한 진술의 신빙성 등을 문제 삼으며 혐의를 적극 부인했다. 서창희 변호사는 “당시 조 전 부사장이 많이 흥분한 상태에서 정확한 기억이 없는 게 사실이지만, 박 사무장 등도 경황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정확하지 않은 기억에 의존해 (검찰에서) 진술했을 가능성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 의도적으로 과장된 진술을 하거나 (자신에게) 불리한 이야기는 빼고 진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인 박 사무장 쪽이 오히려 왜곡된 진술을 했을 수 있다고 한 것이다.

특히 조 전 부사장 쪽은 징역 1~10년으로 형량이 가장 높은 항공기 항로 변경 혐의를 ‘방어’하는 데 주력했다. 서 변호사는 “일반적으로 ‘항로’는 ‘하늘의 길’을 의미한다. 조 전 부사장이 항공기를 돌릴 당시 이동거리는 지상로 17~20m에 불과했다. 엔진 시동도 걸리지 않았고, 토잉카에 의해 후진했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지상로도 항로로 봐야 한다는 검찰 주장은 죄형법정주의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들은 ‘땅콩 회항’ 관련 언론 보도로 조 전 부사장의 남편과 19개월 된 쌍둥이 아들들까지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는 주장도 폈다. 유승남 변호사는 “수사기관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정보가 언론에 공개됐다. 그로 인해 조 전 부사장과 남편, 19개월 된 쌍둥이 아들들은 언론의 매를 그대로 맞아 정신적으로 회복할 수 없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조 전 부사장은 앞서 쌍둥이 아들들을 미국에서 낳았다 해서 ‘하와이 원정출산’ 의혹을 산 바 있다.

재판장인 오성우 부장판사는 저녁 8시께 공판을 마치기 전 조양호 회장을 증인으로 전격 채택했다. 오 재판장은 “조 전 부사장은 시간이 지나면 사회 복귀가 가능하겠지만 박창진 사무장의 경우는 과연 대한항공에 계속 다닐지 재판부도 초미의 관심사다. 그래서 조양호 회장을 직권으로 증인으로 채택한다. 양형과 관련해서도 따져봐야 하기 때문에 조 회장과 여승무원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전 부사장의 지시에 따라 진상을 은폐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여운진(58) 대한항공 상무, 대한항공 출신으로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등을 여 상무에게 누설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국토부 김아무개(55) 조사관도 이날 재판에서 자신들의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

오승훈 기자 vi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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