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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대한항공 승무원 “회장·부사장 맘 안들면 매뉴얼 바로 바꿔”

등록 2015-01-30 19:30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이 1월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땅콩 회항’ 사건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면서 대기 중인 취재진 쪽으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이 1월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땅콩 회항’ 사건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면서 대기 중인 취재진 쪽으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조현아 전 부사장 2차 공판

“회장 딸인데 어떻게 파워 거역하나
회사쪽 교수직 회유 있었지만
조 사장 사과 피해서 집 안들어가”
진술하다 감정 복받쳐 울먹이기도
“부사장이기 이전에 회장의 딸이다. 부사장님의 파워는 그 누구보다 센데 그걸 어떻게 거역하겠나?”

변호사의 거듭된 질문에 여승무원은 재벌 총수 일가의 ‘파워’를 언급했다. 항공기 강제 회항과 기내 난동 혐의로 구속 기소된 조현아(41)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2차 공판이 열린 30일. 미국 뉴욕발 항공기 안에서 견과류 서비스를 제공했다가 ‘매뉴얼’을 문제 삼은 조 전 부사장한테서 폭언과 폭행을 당한 대한항공 김아무개 승무원이 한숨을 쉬며 조 전 부사장 쪽 변호인의 질문에 답했다. 변호인은 김 승무원에게 “원래 무릎을 꿇고 서비스하는 것 아니냐” “협박이 있었느냐”며 ‘유리한 답변’을 이끌어내기 위한 질문을 쏟아내던 상황이었다.

김 승무원은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재판장 오성우) 심리로 열린 이날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서비스 매뉴얼 개정이 어떻게 이뤄지느냐’는 판사의 질문에 “회장님과 부사장님이 비행하고 나서 마음에 안 든다고 하면 바로 바뀌었다”고 했다. 김 승무원은 진술 도중 감정에 북받쳐 울먹이기도 했지만 ‘조 전 부사장의 행동을 어찌 보느냐’는 질문에는 “기내 난동으로 볼 수 있다”며 비교적 단호하게 답하기도 했다.

특히 김 승무원은 “지난달 중순 회사 관계자가 어머니에게 전화를 해 ‘이 사건을 풀려면 큰 이벤트가 필요하다. 조 전 부사장이 직접 집으로 찾아가 사과하고 싶다. 사과에 협조해준다면 (한진그룹 계열 학교에서) 교수직의 기회가 있지 않겠느냐’고 얘기했다”고 증언했다. 검찰 수사를 앞두고 대한항공이 회유에 나섰다는 것이다. 김 승무원은 “사과받을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조 전 부사장을 피해 사흘 동안 집에 안 들어갔다. 박창진 사무장이 방송에서 ‘교직을 제안받은 여승무원이 위증을 했다’고 말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 명예를 회복하고 싶다”며 울먹였다.

앞서 조 전 부사장에 의해 강제로 하기(비행기에서 내림) 조치된 박 사무장은 방송 인터뷰에서 “여승무원이 회사의 회유를 받고 국토교통부와 검찰 조사에서 허위 진술을 했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승무원은 판사한테서 ‘조 전 부사장에게서 진정한 사과를 받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사과를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스튜어디스를 꿈꿨고, (한진그룹 계열인) 인하공전에서 180명 학생들과 대한항공을 위해 공부했다. 다시 돌아가서 일하고 싶지만 나에 대한 잘못된 보도로 다시 유니폼을 입을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증인신문이 끝난 뒤 ‘김씨에게 할 말이 있으면 하라’는 판사의 말에, 조 전 부사장은 변호인과 상의 뒤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짧게 말했다.

한편 지난 1차 공판에서 재판부가 증인으로 채택한 조 전 부사장의 아버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이날 법정에 출석하면서 “대한항공을 아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출석하라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해 나왔다”고 말했다.

오승훈 기자 vi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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