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발표…영화 전 광고, 팝콘 가격 등도 꼽혀
‘영화관 확 바꾸자’ 캠페인…“불공정행위 개선해야”
‘영화관 확 바꾸자’ 캠페인…“불공정행위 개선해야”
지난 주말 서울 롯데시네마 청량리점에서 여자친구와 영화를 본 이정민(28)씨는 망설이다 결국 팝콘·음료 콤보 세트를 사지 못했다. 영화 티켓 한장 가격(1만원)과 비슷한 8500원이나 했기 때문이다. 시민단체 간사인 이씨는 “둘이 팝콘을 먹으며 영화를 보는 값이 최저시급을 받는 아르바이트생이 5시간 넘게 일해 버는 돈”이라고 했다.
윤이슬(26)씨는 영화 시작 전 10~15분씩 틀어대는 광고가 불만이다. “광고 시간이 너무 길다. 관객들에게 광고 시간을 사전에 알려주면 영화 시작 시간에 맞춰 들어갈 수 있지 않겠냐”고 했다. 독일인 교환학생 루이자(24)는 “한국 영화관은 모든 좌석의 가격이 똑같지만 독일에서는 관람이 불편한 앞쪽 좌석은 10~15% 정도 저렴하다”고 했다.
참여연대와 청년유니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는 12일 서울 명륜동 씨지브이 대학로점 앞에서 멀티플렉스 극장 3사(씨지브이·롯데시네마·메가박스)에 대한 ‘관람객 10대 불만사항’을 발표했다.
10대 불만사항은 지난달 28일부터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서 ‘영화관에 불만 있는 시민·네티즌 다 모여라’ 캠페인을 통해 수집한 것이다. 팝콘 가격이나 좌석 크기 등 전통적 불만과 함께 최근 상영이 늘고 있는 3D 영화 관련 불만사항도 많았다. 영화관들은 추가로 영화 티켓 가격의 5분의 1 정도 하는 3D 안경을 끼워팔고 있다. 관람객 대부분은 3D 안경이 자기 소유인 줄 모르고 영화관 쪽이 은근슬쩍 비치한 수거함에 ‘반납’한다. 영화관은 이렇게 수거한 3D 안경을 다른 관람객들에게 되팔아왔다.
‘영화관 확 바꾸자’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이 단체들은 “멀티플렉스 극장 3사의 스크린 수는 전체의 90.1%, 좌석 수는 91.1%를 차지한다. 이는 공정거래법에서 정한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해당한다”며, 가격 담합과 폭리 등 각종 불공정행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9일 이 단체들은 멀티플렉스 3사가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고 불공정거래행위를 한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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