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13일 밸런타인데이를 하루 앞두고 서울시 마포구 동교동 홍대입구역 앞에서 진보신당이 연 ‘삼포세대에게 연애를 허하라’ 행사에 참석한 연인들이 키스 플래시몹을 하고 있다. 이 행사는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 청년실업에 시달리는 청년들이 자유롭게 연애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마련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취업난이 커지면서 청년 세대들이 포기하는 것이 늘고 있다.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다는 ‘삼포세대’는 옛말. 내 집 마련과 인간관계까지 포기하는 ‘오포세대’가 증가하고 있다. 실제 2030세대의 2명 중 1명은 다섯 가지 중 하나 이상을 포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포털 사람인은 2030세대 2880명을 대상으로 “연애, 결혼, 출산, 대인관계, 내 집 마련 중 포기한 것이 있습니까”라고 물은 결과 57.6%가 ‘있다’는 답을 했다고 3일 밝혔다. 이 조사는 지난 2월2일~12일 온라인 설문으로 이뤄졌다.
세부적으로는 ‘결혼’을 절반 이상(50.2%, 복수응답)이 포기했다고 답했고, 이어 ‘내 집 마련’(46.8%), ‘출산’(45.9%), ‘연애’(43.1%), ‘대인관계’(38.7%) 순이었다.
성별로는, 남성은 ‘결혼’(53.2%, 복수응답), ‘연애’(48.5%), ‘내 집 마련’(47.2%), ‘출산’(41.9%), ‘대인관계’(40%) 순으로 포기했다는 응답이 많았다. 여성은 ‘출산’(50.7%, 복수응답), ‘결혼’(46.5%), ‘내 집 마련’(46.3%), ‘대인관계’(37.1%), ‘연애’(36.6%) 순으로 답해 차이를 보였다.
처음 포기를 결심한 시기로는 ‘첫 취업에 성공한 시점’(29.9%)이 가장 많았고, ‘취업 준비 시점’(28.2%)이 뒤를 이었다. ‘대학 재학 시점’(16.4%), ‘학창시절 및 그 이전’(13.1%), ‘결혼 준비 시점’(5.5%) 등 답변도 이어졌다.
포기하게 된 이유로는 ‘모아놓은 돈이 없어서’(49.8%, 복수응답)를 첫번째로 꼽았다. 다음으로 ‘현재 수입이 없거나 너무 적어서’(43.1%), ‘웬만큼 돈을 모아도 힘들어서’(40.9%), ‘제대로 잘 할 자신이 없어서’(35.1%), ‘가난 등을 대물림 하기 싫어서’(31.6%), ‘취업이 늦어져서’(29.3%), ‘시간 여유가 없어서’(27.8%) 등의 응답이 있었다.
항목별로 포기한 이유를 살펴보면, 연애는 ‘내가 하고 싶다고 되는 게 아니라서’(57.5%, 복수응답), 결혼은 ‘주택마련 등 해야 할 것이 많아서’(49.8%), 출산은 ‘경제적 부담이 너무 커서’(72.8%), 대인관계는 ‘취업 등 당장 더 급한 게 있어서’(53%), 내 집 마련은 ‘어차피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서’(73%)를 각각 1순위로 꼽았다.
김정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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