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아름다운가게 기부와 불법 정치자금은 달라” 반박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각별한 인연”이었다는 새누리당의 주장과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서울시가 “악의적”이라며 반박했다. 성 전 회장이 박 시장이 시민운동가 시절 만든 ‘아름다운가게’에 돈을 기부하고, 성 전 회장의 자서전에 박 시장이 추천사를 쓴 것을 놓고 새누리당 등이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서울시 최창환 정무수석은 21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어 “공익활동을 하는 아름다운가게에 대한 경남기업의 기부행위를 ‘개인에 대한 불법적 정치자금 제공’과 비교하는 것은 악의적인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 수석은 “아름다운가게에 대한 경남기업의 기부는 재활용시설 공사를 통한 현물 기부가 대부분이었고, 당시에도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언론을 통해 투명하게 공개된 바 있다. 아름다운가게에는 경남기업 외에도 수많은 기업이 나눔문화 확산을 위해 기부했고, 그 내역은 모두 공개했다”고 덧붙였다.
경남기업은 지난 2005년 아름다운가게에 현금 3967만원, 현물 1억3080만원 등 약 1억7000만원을 기부했다. 현물 부분은 성동구 용답동에 있는 서울시 자재창고 부지에 아름다운가게의 재활용품 작업장 시설인 ‘용답되살림터’ 조성 공사를 한 것이다. 서울시 쪽은 “경남기업은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연 1회 아름다운가게 답십리점과 기부행사를 했다. 수많은 기증자 가운데 하나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또, 2007년 성 전 회장의 요청에 따라 박 시장이 성 전 회장의 자서전 <새벽빛>에 추천사를 써줬으며, 시장 취임 뒤인 2012년 1월과 8월 두 차례 만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최 수석은 “박 시장에게 개인적으로 만남을 요청한 경우 시청 근처에서 조찬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박 시장이 성 전 회장과 두 차례 조찬을 한 기록이 있으나, 배석자가 있었는지 등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추천사를 써 준 경위 등은 기록이나 기억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김형진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은 지난 20일 ‘박 시장과 성 전 회장의 각별한 인연’이라는 제목의 서면브리핑에서 “박 시장이 아름다운가게 상임이사를 맡고 있던 시설 경남기업은 2억원을 지원했다고 한다. 그 후로도 아름다운가게와 경남기업은 각종 행사를 함께 개최했다고 하니 ‘각별한 인연’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자서전의 추천사까지 써준 인연을 가지고 ‘보통 인연’이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지난 18일 ‘서울역 고가 프로젝트’를 위한 중구 현장시장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아름다운 가게를 할 때 성 전 회장이 기부 같은 것도 하고 그래서 잘 안다. 제가 아마 전국에서 마당발 열손가락 안에 들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친밀한 사이는 아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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