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정부와 시민단체가 6·10 민주항쟁 기념식을 따로따로 연 10일 오전 서울 중구 성공회성당에서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함세웅 신부, 김중배 선생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과 원로들이 기념식에 앞서 세월호 실종자의 귀환을 기원하며 접은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이에 앞서 서울시청 강당에서는 행정자치부·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주관으로 기념식이 열렸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가기념일인 ‘6·10 민주항쟁’ 28돌 기념식을 정부와 시민사회가 따로따로 열었다. 민주화운동 단체들은 87년 민주화운동의 기폭제가 된 박종철씨 고문치사 사건 축소·은폐 연루 의혹을 받는 이가 대법관이 되고,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 수사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가 국무총리로 지명되는 ‘민주주의의 퇴행’을 비판했다.
‘6월 민주항쟁 계승 사업회’와 대한성공회, 세월호 참사 유가족 등으로 구성된 ‘416연대’ 등은 10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중구 성공회성당에서 ‘6월 민주항쟁 28주년 시민대회’를 공동으로 열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2·3대 이사장을 지낸 함세웅 신부는 대회사에서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사건 수사 검사들을 좌천시킨 황교안씨가 국무총리 후보로 국회에서 인사청문회를 받고 있고,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수사 축소·은폐 의혹을 받는 박상옥 전 검사가 버젓이 대법관이 되는 현실 등을 볼 때 우리가 지금 역사를 바로 세우지 못하고 있다는 아픈 마음이 든다”고 했다. 함 신부는 이어 “‘87년 체제’를 넘어서는 제2의 민주화운동을 펼쳐야 할 때”라고 했다.
이날 시민대회 시작 전에는 30분간 세월호 희생자 추모 타종식이 열렸다. 기념식에서는 대한성공회 신부들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 304명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했다.
6월 민주항쟁 계승 사업회는 “6월 민주항쟁 정신에 맞지 않는 정부 주관 행사에는 올해도 참석할 수 없다”고 했다. 지난해에는 ‘낙하산’ 논란을 빚은 박상증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에 대해 반대하는 뜻에서 시민·재야단체 기념식이 따로 열린 바 있다.
한편 민주화운동 단체들이 빠진 가운데 행정자치부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주관한 기념식이 이날 오전 10시 서울시청에서 열렸다. 30분간 진행된 행사에서는 정종섭 행자부 장관이 박근혜 대통령의 기념사를 대신 읽었다.
김규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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