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등교 결정 이틀 만에 다시 휴교한 서울 대치동의 한 중학교 운동장에 임시휴업 안내 게시판이 세워져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메르스 비상
고령 남성 확진환자 판정 전
학원 몰린 건물 병원서 진료
의료진 격리-소독·역학조사
고령 남성 확진환자 판정 전
학원 몰린 건물 병원서 진료
의료진 격리-소독·역학조사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불안을 잠재우려고 서울 강남의 초등학교를 방문한 16일, 이곳에서 5㎞ 떨어진 강남구 대치동의 한 중학교에서 발열 증세를 보인 학생이 나타나면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지난 8~10일 휴업했던 이 학교는 17일 또다시 휴업했다. 또 학원들이 밀집한 대치동 한 건물에 메르스 확진 환자가 다녀갔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전국에 집단 휴업 바람을 몰고 온 대치동 학부모들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휴업을 마치고 수업을 재개했던 대치동 ㄷ중학교는 일주일 만인 17일 교문을 다시 닫았다. 이 학교 관계자는 “전날 1학년 학생이 발열 증세를 보여 귀가 조처 후 검사를 받고 자가격리 중이다. 메르스 예방 차원에서 오늘 하루 임시 휴업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학교 쪽은 같은 반 학생들은 물론, 교실과 해당 층을 모두 소독했다. 이 학생은 메르스 확산 진원지인 삼성서울병원을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검사에서 메르스 음성 판정이 나왔다.
한편 대치동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메르스 확진 환자가 다녀간 건물을 중심으로 다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12일 오후 4시50분께 대치동 한 상가건물 2층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남성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이 건물에는 중고생들이 다니는 학원들이 많이 있다. 한 학부모는 “그 시간이면 학원 수업이 시작하는 시간이라 아이들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높다. 시시티브이 영상을 보고 접촉 학생들에게 연락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심한 불안감을 토로했다.
서울시와 질병관리본부는 16일 이 건물에 대해 역학조사를 벌여 메르스 확진자와 접촉한 의료진 5명과 다른 환자 1명을 격리 조처했다. 강남구보건소는 17일 오전 이 건물을 소독했다. 건물 관리소장은 “메르스 확산 뒤 매일 1회 소독하던 것을 역학조사가 나온 뒤 하루 4~5번까지 소독하고 있다”고 했지만, 대치동 학부모들의 불안은 좀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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