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종석. 한겨레 자료사진
인감증명서·전속계약서 위조해 계약금 받아 챙겨
인기배우 이종석(25)씨의 인감증명서 등을 위조해 매니저 행세를 하며 연예인 매니지먼트회사 등으로부터 수억원의 계약금을 받아낸 전직 연예인 매니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종석씨의 인감증명서와 전속계약서를 위조한 뒤 ‘이종석과 계약하게 해 주겠다’고 속여 한 연예인 매니지먼트사로부터 계약금 5억원, 드라마 제작사로부터 계약금 3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 등)로 매니저 출신 조아무개(46)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10여년간 가수 등 유명 연예인들의 매니저로 일한 조씨는 계약기간이 끝나가는 유명 연예인의 소속사 이전이 비밀리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이용했다고 한다. 조씨는 이씨와 기존 매니지먼트사와의 계약기간이 끝나간다는 소문이 돌자, 심부름센터에 의뢰해 이씨의 인감증명서를 위조하는 한편 공정거래위원회 표준약관에 따른 ‘대중문화예술인 전속계약서’를 직접 위조했다. 이씨와는 함께 일한 적도, 친분도 없던 조씨는 위조된 서류 등을 들고 이씨와의 계약을 원하는 연예인 매니지먼트사와 드라마 제작사에 접근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업체가 이종석씨와 직접 면담을 요구하면 조씨는 ‘이종석이 뜨면 바로 소문이 나 계약이 깨질 수 있다’며 엄포를 놓았다. 또 ‘계약을 할 거냐 말 거냐’고 다그쳐 결국 속아 넘어갔다”고 했다. 조씨는 의심을 피하기 위해 동명이인 ‘이종석’ 명의의 계좌로 계약금을 이체 받는 수법을 썼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또 인감증명서에도 이씨가 실제 살고 있는 동네주소를 적었다고 한다.
오승훈 기자 vi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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