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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것들을 다…” 김일곤, 28명 ‘데스 노트’ 소지

등록 2015-09-18 19:38수정 2015-09-18 19:45

체포 형사·선고 판사·참고인 등
실제 범행 대상으로 삼지는 않아
30대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실은 차량에 불까지 지른 ‘트렁크 살인 사건’의 용의자 김일곤씨가 범행 8일 만인 17일 서울 성동구 성동세무서 인근에서 흉기를 들고 저항하다 경찰에 검거되고 있다. 동그라미 안이 경찰에 제압된 김씨. 시민 제공/연합뉴스
30대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실은 차량에 불까지 지른 ‘트렁크 살인 사건’의 용의자 김일곤씨가 범행 8일 만인 17일 서울 성동구 성동세무서 인근에서 흉기를 들고 저항하다 경찰에 검거되고 있다. 동그라미 안이 경찰에 제압된 김씨. 시민 제공/연합뉴스
‘데스 노트’일까?

‘트렁크 납치 살인 사건’ 피의자인 김일곤(48)씨가 지난 17일 검거될 당시 입고 있던 옷 주머니에서 28명의 이름 또는 직업이 적힌 메모지 두 장이 발견됐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18일 “김씨가 쓴 메모에는 판사, 형사, 식당 주인, 병원 종사자 등의 이름이 있다. 이 중에는 김씨의 허리를 치료한 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가 10여명으로 가장 많다”고 했다. 심문식 형사과장은 “10여명은 이름을 기억하지 못했는지 ‘의사’ ‘간호사’ 등으로 적어놨다”고 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교통사고 뒤 아픈 나를 강제 퇴원시킨 의사와 불친절했던 간호사, 과거 절도 사건 당시 징역을 선고한 판사, 폭행 사건 때 나를 잡은 형사, 내가 가해자인 것처럼 진술한 폭행 사건 참고인 등의 이름”이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김씨는 조사 당시 혼잣말로 “이것들을 다 죽여야 하는데”라고 중얼거렸다고 경찰은 전했다. 김씨는 척수장애 6급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그를 지명수배하며 ‘평소 허리가 좋지 않아 걸음걸이가 특이하다’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김씨는 서울 병원 두 곳에서 허리 치료를 받은 것이 확인된 상태다.

앞서 김씨는 검거 직후 이뤄진 조사에서도 “예전에 식자재 배달을 했는데 마트 여주인의 미수금이 많았다. 돈을 주지 않고 달아난 여주인들도 있었다”며 이들에 대한 분노를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은 “메모지 명단에 오른 인물 중 실제로 김씨가 범행 대상으로 삼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직은 허무맹랑한 계획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김씨가 납치 살해하거나 납치를 시도한 혐의를 받는 피해 여성 두 명 역시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은 “김씨가 지난 9일 납치 살해와 11일 방화 혐의를 인정했다. 구속수사를 통해 다른 범죄가 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했다.

오승훈 기자 vi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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