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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배당금 주겠다” 노인 등 3만명에 720억 투자 사기

등록 2015-10-05 19:05

노인·주부들을 상대로 수백억원 규모의 미용 프랜차이즈 사업 투자금을 받아 가로챈 업체 대표와 직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사업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3만여명으로부터 720억원의 투자금을 받아 가로챈 혐의(특정 경제범죄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사기)로 미용 프랜차이즈 업체 ㅍ사의 회장 이아무개(47)씨를 구속하고, 대표 황아무개(51·여)씨 등 10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의 말을 종합해보면, 이씨 등은 올해 3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전국을 돌면서 ㅍ사의 미용 프랜차이즈 사업 투자설명회를 열었다. 또 단기 임대로 점포를 빌린 뒤 전국 72곳에 지점을 세워 명품관·마트·쇼핑몰 등을 차렸다. 이들은 노인·주부가 대다수인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고자 최소 투자금 7만원만 내면 매주 8천∼2만5천원의 배당금을 줬으며 지점에서 “두피관리와 명품가방·명품구두 등을 저렴하게 살 수 있다”고 속이기도 했다. 투자자들에게 시중에서 3만5천원에 파는 건강기능식품을 105만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설립 당시부터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였던 ㅍ사는 뒤늦게 투자한 투자자들의 돈을 통해 배당금을 지급하는 이른바 ‘돌려막기’ 형태로 적자를 메워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 등은 투자자가 다른 투자자를 모집해오면 그 실적에 따라 각종 수당을 지급하는 등 ‘다단계 영업’도 벌였으며, 투자자가 줄어들자 ‘서울시 등이 후원하는 중소기업박람회를 개최한다’고 속여 새로운 투자자를 모집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특히 이들은 기초생활수급자를 지원하고 불우이웃을 돕는다며 회사 이미지를 홍보하기도 했지만, 실제로 성금을 지원하지는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가로챈 돈으로 고급 외제차인 벤틀리를 일시금으로 사는 등 호화생활을 해왔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이씨가 한 지상파 방송국의 경제 프로그램에 출연해 회사를 홍보하면서부터 투자자들이 급격히 늘어났다. 지나치게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내용으로 투자를 권유하는 것은 사기 범행일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오승훈 기자 vi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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