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심상정 정의당 대표, 천정배 무소속 의원 등 ‘역사교과서 국정화저지 3자 연석회의‘ 대표자들이 21일 오전 서울 신촌 거리에서 대국민서명을 받고 있다.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의 서명방해에 대비해 경찰병력이 주변에서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문재인·심상정·천정배 공동 대응
역사학계 원로들 “김정배 사퇴하라”
집필 거부와 반대 성명도 잇따라
역사학계 원로들 “김정배 사퇴하라”
집필 거부와 반대 성명도 잇따라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를 외치는 정치권과 학계, 시민들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야권에서는 ‘국정화 반대 1000만 시민 거리서명전’에 돌입했고, 역사학계 원로들은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새달 2일로 예정된 역사교과서 국정화 행정예고 철회를 압박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심상정 정의당 대표, 신당 창당을 추진중인 천정배 무소속 의원은 21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한 백화점 앞에서 ‘국정화 교과서 반대’ 글귀가 담긴 어깨띠를 매고 1000만 시민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경쟁 구도 형성에 힘써왔던 야권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해 본격적인 공동대응에 나선 것이다.
문 대표는 이 자리에서 “지금 역사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는 여론이 6 대 4로 높다. 반대 여론이 70%, 80%로 압도적으로 늘어나면 박근혜 정부는 여론을 존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시민 참여를 호소했다. 심 대표도 “역사교과서 국정화로 경제 실패, 민생 파탄을 가리겠다는 정치적 노림수가 이번엔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세 사람은 지난 19일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공동대응에 합의했고 오는 24일께 서울시청 앞 광장에 ‘진실과 거짓 체험관’을 설치해 여론전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 안병욱 가톨릭대 명예교수 등 역사학계 원로 20여명은 이날 서울 종로구 흥사단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백년대계인 교육을 5년 임기의 정권이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제멋대로 바꿔서는 안 된다”며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행정예고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특히 이들은 “사관들은 정론직필을 위해 국왕의 뜻에 순종할 것을 거부하고, 직언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미련없이 관직을 떠나고, 목숨 걸고 정론을 펴는 원칙을 사력을 다해 지켰다”며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을 향해 “역사학자로서 양심과 소신에 따라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병욱 교수는 “역사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뒷날 크게 욕먹을 일을 한 적이 없었다”며 “김 위원장은 우리가 요구하기 전에 먼저 물러났어야 했다”고 말했다.
집필 거부와 반대 성명도 계속됐다. 경상대·진주교대 역사학 교수 전원(14명)은 이날 국정교과서 제작 참여 거부 선언을 했고, 서울시립대 인문대 교수 20명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결정은 철회돼야 한다”는 성명을 냈다. 중앙대 사학과 졸업생(73학번~10학번) 211명과 연세대 사학과 대학원생들도 국정교과서 반대 성명을 냈다. 서울대 총학생회도 성명을 내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를 요구했다.
김규남 이승준 기자 3strings@hani.co.kr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맨오른쪽)을 비롯한 한국 사학계 원로들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숭동 흥사단 강당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행정예고 철회를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는 역사와 교육에 대한 통제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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