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헌법학자가 지난 14일 민중 총궐기 대회 당시 벌어진 경찰의 과잉 대응에 실망해 경찰청 인권위원회 위원을 사임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8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 ▶바로 가기)에 “경찰인권위원이라는 자리를 맡게 되었는데 지난 주말 민중 총궐기에서 경찰이 보였던 행태에 너무도 실망했다”며 “경찰인권위원회라는 기구의 존재 의미 자체에 회의를 느끼게 돼 사임한다”고 밝혔다.
한 교수는 경찰청장 앞으로 제출한 사임원 전문도 공개했다.
그는 사임원에서 “그동안 경찰인권위원회가 세월호 참사 유족들의 상경 시도에 대한 저지와 세월호 참사 1주기 집회 등에서 경찰의 과잉 대응에 대한 심각한 우려와 개선 조치를 촉구해 왔고, 경찰 책임자들이 나름의 개선의지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 집회에서 경찰의 대응 방식은 하등의 변화도 없이 오히려 더욱 악화되어 그 폭력성과 불법성이 더 이상 형언할 수 없는 수준에까지 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찰인권위원회는 더 이상 그 존재 의미를 찾을 수 없는 형식적이고도 가식적인 조직으로 전락했음을 통감했기에 더 이상 업무를 수행할 의미를 찾지 못해 사임한다”고 밝혔다.
한 교수는 또 “민중 총궐기 시위에 대한 경찰의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과잉 대응 행위와 그 과정에서 농민 백남기씨에 가해진 치명적인 위해 행위에 대해 강력히 항의한다”고 강조했다.
한상희 교수는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과 운영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