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은신 중인 서울 조계사에 신변보호를 공식 요청한 18일 오전 지현 주지스님이 한 위원장이 머물고 있는 서울 종로구 견지동 관내 관음전을 나오며 기자들의 질문에 침묵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민주노총 “부처님 뜻으로 보듬길”
조계종, 19일 중재요청 논의키로
조계종, 19일 중재요청 논의키로
지난 주말 서울광장 일대에서 열린 민중총궐기대회에 참가한 뒤 종로구 조계사로 피신한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이 18일 대한불교조계종 화쟁위원회의 중재를 공식 요청했다. 조계사는 19일 화쟁위원회를 열어 중재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한 위원장이 조계사 경내에서 부주지 담화 스님 및 총무원 관계자 등과 면담을 갖고 신변 보호를 요청했으며, 조계종 화쟁위원회 중재를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사전 양해 없이 조계사로 들어오게 된 점을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밝히고 “고통받는 중생과 함께하시며 아픈 이들을 보듬어 오신 부처님의 자비심으로 보듬어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조계종 화쟁위원회는 사회 현안과 갈등을 중재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문제를 풀기 위해 2010년 구성한 기구로, 7명의 스님과 재가자인 각계인사 8명으로 구성돼 있다. 화쟁위원회는 그동안 4대강 사업, 한진중공업 사태, 쌍용자동차 사태, 강정마을 문제, 철도 노사 문제 등 사회 현안의 갈등을 중재하는 역할을 해왔다. 조계종 총무원과 조계사는 19일 오후 2시 화쟁위원회를 열어 한 위원장의 중재 요청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조계종 관계자는 “이번 문제를 화쟁위원회에서 다룰 수 있는 것인지, 다룬다면 어떤 부분을 다뤄야 할지 등을 신중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4월24일 민주노총 총파업대회, 5월1일 노동절 집회 등에서 불법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한 위원장은 지난 14일 민중총궐기에 참석한 뒤 16일 밤 조계사로 피신했다. 경찰은 한 위원장 검거에 특별승진을 내걸고 밤샘 경계를 이어가고 있다.
노현웅 기자, 이길우 선임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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