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화쟁위원회 도법스님과 면담을 마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관음전 입구에서 도법스님을 배웅한 뒤 합장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피신중인 서울 종로구 조계사 신도회가 1일 총회를 열고 2차 민중총궐기 대회 다음날인 6일까지는 한 위원장의 거취에 대한 결정을 기다리기로 했다.
조계사 신도회는 이날 오후 2시 신도 160여명이 모인 가운데 총회를 열어 이렇게 의견을 모았다. 이세용 조계사 종무실장은 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열어 “한 위원장이 한 말도 있으니 6일까지 기다려주자는 의견과 5일 이전에라도 결단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맞섰는데, 6일까지는 대승적 차원에서 기다리겠다는 것으로 결론을 지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 위원장 퇴거를 둘러싼 신도들과 민주노총 쪽의 충돌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조계사 일부 신도들은 한 위원장의 즉각적인 퇴거를 강하게 요구했으나, 한 위원장은 5일 민중총궐기 대회를 평화적으로 마무리한 뒤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이날 회의에 참가한 신도들은 성명서를 내어 “종교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불자들이 바라는 사회의 소통과 화합의 정도는 이해하지만, 벌써 보름 넘게 진행되고 있는 한 위원장에 대한 사회적 이목은 조계사를 찾는 대다수 신도와 국민들의 걱정을 넘어서고 있는 실정”이라며, 조계사가 하루속히 청정도량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한 위원장이 대승적 결단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한 위원장의 대승적 결단을 촉구한 신도회의 요구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겠다. 지금부터 5일 총궐기 대행진이 평화적으로 성사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고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위원장의 거취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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