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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편법으로 함께가요! 삼성”“불법아닌 절세”

등록 2005-10-21 16:23수정 2005-10-21 17:11

서울통신기술CW 이재용씨 편법증여에 대한 누리꾼 반응
최근 배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삼성에버랜드의 전환사채(CB) 헐값 발행과 거의 같은 형태의 편법증여 사례가 1996년 삼성의 다른 계열사인 서울통신기술에서도 이뤄졌다는 사실이 20일 <한겨레> 단독보도(▶삼성 이재용씨 또 편법 증여 의혹)로 드러난 것과 관련, 누리꾼들의 반응이 뜨겁다.

이른바 ‘엑스파일’에서 정치권에 불법적 자금을 지원해 입맛에 맞는 정권을 창출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건희 삼성 회장과 중앙일보 사주인 홍석현 전 주미대사가 검찰 소환에 불응한 채 외국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드러난 삼성의 편법 증여에 대한 누리꾼들은 눈과 귀를 집중시켰다.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같은날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한국경제연구원 포럼’에서 ‘정부의 복지정책’ 강연에서 “국민은 삼성을 자랑스럽게 여기지만 삼성이 법을 안 지키는 편법적인 모습을 보여, 국민을 깔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이건희 회장 등 삼성 경영진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 뒤라 <한겨레> 보도의 파장은 더 컸다.

‘서울통신기술의 전환사채 헐값 배정을 통한 편법 증여’ <한겨레> 보도가 나간 뒤 연합뉴스와 방송 등 대부분의 언론은 <한겨레>를 인용해 이를 주요하게 다뤘다. <네이버> <다음> <야후>등 포털의 뉴스사이트에서는 이 기사를 두고 삼성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이건희-이재용 부자의 편법증여·상속을 비난·옹호하는 댓글이 꼬리를 물고 있다.

한편 삼성은 ‘삼성, 이재용씨 또 편법 증여 의혹’ <한겨레> 보도가 나간 날, 삼성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축하하는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성원이 우승을 일궈 냈습니다’ 전면광고를 <한겨레>에만 싣지 않았다.


포털사이트 <엠파스> 머리기사로 실린 <한겨레>의 ‘삼성 편법증여 의혹’ 기사
포털사이트 <엠파스> 머리기사로 실린 <한겨레>의 ‘삼성 편법증여 의혹’ 기사

◇ ‘편법’도 엄연한 법이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서울통신기술은 1996년 11월 주당 5천원에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조건으로 전환사채 20억원어치를 발행했는데, 이재용씨가 이 중 대부분인 15억2천만원어치를 인수했다. 이씨는 애초 서울통신기술의 지분이 전혀 없었으나, 12월10일 전환사채를 모두 주식으로 바꿔 회사 지분 50.7%(30만4천주)를 확보하면서 이 회사의 최대주주가 됐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같은 시점인 96년 12월 당시 서울통신기술의 기존 주주(삼성 임직원) 5명이 갖고 있던 주식 20만주를 주당 1만9천원에 사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이재용씨는 거의 비슷한 시기에 삼성전자가 사들인 가격의 4분의 1밖에 안되는 헐값에 주식을 확보한 셈이다. 이 시점은 이씨가 에버랜드의 전환사채를 주당 7700원이라는 헐값으로 주식으로 전환하기 불과 1주일 전이다. 그동안 서울통신기술의 전환사채 헐값발행 의혹은 몇 차례 제기됐으나, 실제 주식 거래가격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통해 이건희 삼성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는 지난 8년 동안 수백억대의 재산 증식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통신기술은 애초 통신설비 가설업체였으나, 96년 이후 계열사의 지원으로 초고속 성장을 거듭했다. 99년 3월에는 사업전망이 좋은 홈네트워킹 사업부문을 삼성전자로부터 양도받으면서 더욱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타워팰리스 등 삼성이 짓는 아파트에 홈네트워크 시스템을 거의 독점적으로 공급하면서 ‘땅짚고 헤엄치기’ 식으로, 사업이 확장되었다.

순이익도 빠른 속도로 늘었다. 95년말 29억원이던 자기자본이 2004년 말에는 989억원으로, 30배 가량 불어났다. 이재용씨의 현재 지분 40.66%(증자로 지분율 하락)를 고려하면, 주식가치(순 자산가치)는 455억원에 이른다. 단돈 15억2천만원을 들여, 8년동안 400억원대로 불린 것이다.

이재용씨는 15억으로 455억 만든 ‘투자의 귀재’?
법인은 전환사채 헐값발행으로 ‘손실’… “배임 해당”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최한수 팀장은 “서울통신기술의 전환사채는 에버랜드 경우처럼 편법 증여를 위한 헐값 발행의 대표적 사례”라며 “검찰이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통신기술의 95년 말 현재 주당 순자산가치는 1만5천원에 육박했으며, 주당 순이익도 1만124원에 달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소장 김선웅)는 “일반적으로 주당 순자산가치는 비상장 주식의 최소가치로 봐야 한다”며 “장래 수익가치를 감안할 때 실제 주식가치는 2만원 이상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통신기술은 삼성전자 인수가격 1만9천원을 기초로 할 때 전환사채 헐값 발행으로 인해 주당 1만4천원씩 모두 56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회사 손실이 50억원 이상일 경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에 해당되며, 이 경우 공소시효가 10년이어서 지금도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삼성은 이에 대해 “삼성전자가 주당 1만9천원에 산 것은 특수관계인 사이의 주식거래는 시가로 하도록 한 법에 의해 회계법인의 가격 산정에 따른 것”이라며 “당시 전환가격은 액면가인 5천원 이상이면 됐다”고 해명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 머리기사로 실린 <한겨레>의 ‘삼성 편법증여 의혹’ 기사
포털사이트 <네이버> 머리기사로 실린 <한겨레>의 ‘삼성 편법증여 의혹’ 기사

◇“1등, 1류 기업 삼성 쪽팔리지 않은가?”

누리꾼들은 뉴스사이트와 포털에서 ‘삼성, 이재용씨 또 편법 증여 의혹’ 기사를 ‘가장 많이 본 기사’로 만들며, 댓글로 반응했다.

“삼성! 정말 국가를 위태롭게 하는군.”(<네이버> ‘freepro’), “그냥 세금 낼꺼 내고 떳떳하게 물려줘라. 1등, 1류 기업 삼성 쪽팔리지 않냐?”(<인터넷한겨레> ‘‘bodyout’), “삼성을 물려주려면 세금낼 것 다 내고 물려줘라.”(<네이버> ‘sayangggun’), “국민 세금은 작살내고, 세금 내기는 싫어하고… 아주 대한민국 세금의 주적이 이씨 일가구만”(<네이버> ‘chjkon2’), “밝힐 것은 밝히고 처벌할 것은 처벌해야 한다.”(<네이버> ‘lovelybr82’), “가만히 보니 삼성 너무들 한다. 아~대한민국 서민들이여, 우린 그냥 서글프기만 하구나.”(<엠파스> ‘andy4u’)

누리꾼들은 삼성의 잇따른 편법 증여 의혹에 분노를 표시하며, 철저한 진상 파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엠파스>에 글을 남긴 ‘xmen424’는 “기업의 족벌세습 체제를 붕괴시켜야 경제가 산다. 편법증여, 세금탈세… 기업들은 편법으로 세금탈세를 위해 교묘히 자식들에게 증여를 하고 있다”며 “투명경영을 해야 경제가 산다”고 지적했다. ‘lottottol’는 “삼성이 잘못을 했으면 그에 합당한 벌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들의 상과 벌은 확실히 하여야 한다”며 “삼성이 잘못이 없다면 당당히 나와서 현 정부와 정치인들에게 맞서라”고 꼬집었다.

‘sunsetbeach’도 “세금 포탈하며 자식에게 회사를 물려주려 쟁쟁한 율사와 세무전문가 동원해 편법상속 자행한다”고 비꼬았으며, ‘iproud’는 “법은 법대로 처리하는 게 옳은 일이다. 상속세와 증여세 내는 인간들이 바보라서 세금 내는 거냐?”며 “삼성과 같은 명백한 세금포탈을 눈감아 주면, 이번 선례는 ‘상속세 증여세 내면 바보’라는 관습법을 만드는 것이 된다”고 지적했다.

“삼성이 국가 경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야”…

“업계는 이재용 회사라는 거 다 알고 있었지 그리고 삼성에서 아파트 지을때 서울 통신 기술에 통신시스템을 납품하도록하지 이익을 전가시키는 행위이자 경쟁제한행위로 공정거래 위반에 해당하지”(네이버 briansyang)

“일류기업 삼성... 이건희부자가 말아먹는다. 짜증난다. 지분이나 늘리고 오너하든가. 봉이 이부자냐? 1%도 안되는 지분가지고 주인행세를?” (네이버 saratoa)

“대한민국 증여세 자체를 없애라 ~ ” (네이버 chjkon2)

“편법으로~ 함께 가요! 삼성” (네이버 007bison)

삼성이 국가 경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야 한다는 ‘삼성과 이회장 일가 옹호론’도 적지 않았다. <네이버>에 글을 남긴 ‘isk9900’는 “경제인, 기업이 국가에 기여를 하는 건 사실이다. 어떨 땐 봐줄 건 봐줄 이유가 있다는거다”라면서도 “하지만 일정한 선을 넘으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럴 때 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결국 국민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썼다.

법의 맹점을 이용한 ‘편법’이 명백한 범죄인 ‘불법’과는 다르다는 ‘현실론자’들도 다수였다.

“편법은 불법이 아니다. 법을 이용해 먹을 줄 아는 놈이 성공한다.”(네이버 kwky)

“세금을 적게 내려구 한건 도덕적으론 잘못 된거지만 사실 서민이건 재벌이건 합법적 테두리 내에서 절세하려고 노력하는 건 누구든 마찬가지 아닌가? 내가 없다고 있는 사람을 일방적으로 매도 하는건 자본주의에 맞지 않는다” (네이버 vatoo)

‘삼성’은 좋은 기업, 기업이 곧 경영주의 절대소유물은 아니다.…

삼성과 이건희 부자를 떼어놓아야 한다는 주장도 여럿이었다.

‘marspo’도 “삼성이 무슨 잘못이 있나. 기업활동 열심히 해서 수출도 많이 하고 좋은 기업이다. 문제는 이건희 일가가 편법으로 세금 떼먹고(죽을 때도 가지고 갈려나?) 해서 일등기업 삼성에 좋지 않은 이미지만 남기게 되는 것이 문제”라고 썼다. “나도 삼성 아끼고 자랑스럽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가면 절대 회사에 해가 되지 득이 안된다. 삼성 때리기 어쩌고 하는 사람들 제발 정신 차려라.” (네이버 aristo88)

‘chjkon2’는 “이씨 일가와 , 삼성 좀 떼어내자 ~ 그것이 , 삼성과 국민, 이씨 일가가 상생하는 길이다”라며 “과실을 정리한 후에 이씨 일가가 삼성을 다시 이끌어 간다면 이의가 없지만 대강 덮어버리는 식으로는 삼성의 발목 잡기밖에 되지 않는다”고 글을 남겼다. ‘lih444’는 “이건희 부자가 경영에서 손을 떼어야 삼성이 진정한 세계적인 기업으로 우뚝 설수있다고 본다”고 썼으며, ‘nevermore0’는 “이건희 일가를 삼성에서 내보내야 삼성이 산다”고 지적했다.

‘cskjma’는 “삼성은 언제 새롭게 태어나서 국민들에 사랑과 존경을 받는 기업이 될런지… 더 늦기 전에 새롭게 태어나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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