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오른쪽 두번째)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소문동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가습기 살균제 세퓨의 원료를 공급한 덴마크 케톡스사의 프레데 담고르 전 대표와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하는 기자회견을 하던 중 ‘세퓨 가습기 살균제’를 손에 들고 발언을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검찰, 버터플라이이펙트 수사 결과
“콩나물공장서 옥시와 같은 원료 섞어”
전 대표 과실치사 혐의 영장 청구
“콩나물공장서 옥시와 같은 원료 섞어”
전 대표 과실치사 혐의 영장 청구
14명의 사망자를 낸 가습기 살균제 ‘세퓨’가 콩나물 공장에서 독성 화학물질을 임의대로 섞어 제조하고도 ‘친환경 살균제’로 광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가습기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은 12일 “버터플라이이펙트 오아무개 전 대표가 세퓨를 처음 제조한 2008년에는 덴마크에서 수입한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을 원료로 사용하다 2010년부터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을 섞어 가습기 살균제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PHMG는 옥시가 사용한 가습기 살균제의 원료다.
오 전 대표는 세퓨를 ‘덴마크 등 유럽에서 널리 쓰이는 신개념 살균물질을 사용한 프리미엄 항균 브랜드’라며 최고급 친환경 제품이라고 광고했다. 세퓨는 주로 아이가 있는 주부들이 이용하는 인터넷 카페에서 공동구매 형식으로 판매됐다.
오스트리아에서 처음 개발된 PGH는 세계적으로 생산량이 많지 않았다. 오씨는 이 원료물질에 대한 대량 수입이 어려워지자 옥시레킷벤키저(옥시)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의 가습기 살균제 원료물질인 PHMG를 2010년부터 물에 희석해 쓰기 시작했다. 콩나물 재배 공장에서 별다른 매뉴얼도 없이 독성 화학물질을 임의대로 섞어 마구잡이 제조를 한 것이다. PGH가 PHMG에 비해 흡입독성이 4배가량 강한 것으로만 알려져 있을 뿐 이 물질들을 섞었을 때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전혀 연구된 바 없다.
2008년 5월부터 2011년 11월까지 판매된 세퓨는 14명의 사망자를 포함해 총 28명의 피해자를 내 짧은 기간에 가장 많은 피해자를 냈다. 앞서 오씨는 검찰에서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정보를 이용해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11일 오씨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및 과실치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 여부는 13일 밤 결정된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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