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47.94~49.32시간 일해
저임금 노동자는 단시간 노동
더 일하고 싶어도 못하는 탓인듯
저임금 노동자는 단시간 노동
더 일하고 싶어도 못하는 탓인듯
우리나라에서 가장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는 주로 중간임금 수준의 노동자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저임금 노동자들은 시간제, 비정규직 일자리가 많아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 노동을 하고 있었다. 고임금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은 중간 정도였다.
1일 황규성(한신대 연구교수)·신영민(서울교대) 연구팀의 최근 논문 ‘한국노동자의 노동시간 계층화’를 보면, 1998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노동패널의 전체 임노동자를 소득 수준에 따라 1분위(2014년 기준 월평균 81만원)에서 10분위(월평균 440만원 이상)로 나눠 주당 평균 노동시간을 조사한 결과, 가장 임금을 적게 받는 하위 10%에 해당하는 1분위 노동자들의 평균 노동시간은 39.90시간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장 임금을 많이 받는 상위 10%인 10분위 노동자들의 평균 노동시간은 44.17시간이었다. 48시간에 가깝거나 그 이상의 노동에 시달리는 이들은 대체로 3분위(월평균 약 136만원)에서 6분위(월평균 약 217만원)에 이르는 중간임금 안팎의 노동자들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은 최저 47.94시간에서 최대 49.32시간의 노동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노동자들의 평균 노동시간은 46.29시간이었다.
저임금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이 더 짧은 것은 시간제 일자리, 비정규직, 아르바이트 등이 많아 더 일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 탓으로 보인다. 또 연구결과는 대기업 정규직 등 고임금 노동자의 노동시간은 상대적으로 가사와 일 사이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반면 다수 노동자가 분포하고 있는 중간임금 안팎의 노동자들은 어느 정도 벌이를 해도 일과 가정의 균형을 갖지 못하는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음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경제활동부가조사 자료(2007~2015년)를 통해서도 이런 양상을 똑같이 확인했다. 1분위의 저임금 노동자의 노동시간은 25.53시간, 10분위의 고임금 노동자는 41.95시간, 중간인 5분위 노동자는 가장 많은 47.45시간이었다.
황 교수는 “이번 결과는 우리 사회에서 저임금-단시간, 중위임금-장시간, 고임금-표준시간이란 형태로 노동시간에 따라 노동자 유형이 계층화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특히 노동시간 단축 정책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시급한 정책이지만, 저임금 노동자에게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으로 이들에겐 다른 접근의 대안 마련이 필요함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창곤 선임기자 goni@hani.co.kr
소득 수준별 주당 평균 노동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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