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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동성부부’와 법조계 친구들

등록 2016-06-10 19:00수정 2016-06-10 21:30

첫 동성결혼 소송서 진 김조광수·김승환 부부
게이법조회 회원 4인과 나눈 ‘격정 수다’

무지개가 떴다. ‘한국 최초의 동성혼 소송’을 제기한 김조광수·김승환 부부의 집에 지난 8일 현직·예비 법조인들로 구성된 ‘게이법조회’ 회원들이 찾았다. 빨주노초파남보가 자신의 색깔을 빼앗기지 않고 무지개를 이룰 수 있도록 부부는 색들의 최전선에서 삶을 건 싸움을 벌이고 있다. 부부의 뒤에 게이법조회 회원들이 섰다. 판사, 변호사, 법학전문대학원생이 부부의 몸에 스스로를 가리며 무지개의 일부가 됐다. 법을 다루는 일이 직업인 그들도 법조 사회 안에서 자신의 게이됨을 드러낼 수 없다. 모임 이름으로 직업적·성적 정체성을 부각하되 자신의 모습은 부부 뒤에 감춰야 하는 것이 법조계의 보수성을 헤쳐 가는 그들의 현실이다. 김조광수·김승환 부부가 소송을 제기한 지 2년 나흘의 시간이 흐른 지난달 25일 법원은 그들의 부부됨을 ‘불허’했다. 성소수자들의 사랑과 결혼을 분해한 한국 법원의 첫 텍스트는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그들의 현실을 단면으로 쪼개 드러낸다. 김조광수 감독이 “완벽하게 배제당한 느낌이 들었다”고 말한 문제의 문장들을 게이법조회가 같이 읽었다. 그 문장은 법조인들 자신을 구속하는 문장이기도 했다. 그들의 ‘격정수다’ 속에서 이 땅의 성소수자들이 어떤 사슬에 묶여 있는지가 확인된다. 6월11일 서울광장에서 ‘2016 퀴어문화축제’가 열린다. 미세먼지가 장악한 시계 제로의 하늘에도 무지개는 뜰 것이다.

글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사진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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