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검사. 페이스북 갈무리
자살한 검사 관련 페이스북에 글 올려
“간부가 성매매 피의자로 보여 부 바꿔달라 요구”
“간부가 성매매 피의자로 보여 부 바꿔달라 요구”
의정부지검 임은정 검사가 27일 서울 남부지검 한 검사의 자살을 둘러싼 보도를 거론하며 “스폰서 달고 놀던 간부가 저를 꽃뱀 같은 여검사라고 욕하고 다녔다”고 말했다.
임 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바로 가기 )에 지난달 19일 서울 목동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 남부지검 형사2부 소속 김아무개(33) 검사와 관련한 <중앙일보> 후속 보도를 올린 뒤 “남부지검에서 연판장 돌려야 하는 것 아니냐. 평검사 회의 해야 하는 것 아니냐, 그런 말들이 떠돌다 사그라들었다”고 말했다. 임 검사는 이어 “저 역시도 16년째 검사를 하고 있다 보니 별의별 간부를 다 만났다”며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부장을 만나 사표 내지 않으면 고소도 불사하겠다고 하여 사표를 받기도 했고, 검사와 스폰서, 그런 식으로 노는 걸 좋아하는 간부를 만나고는 성매매 피의자로 보여 결재를 못 받겠으니 부 바꿔달라는 요구를 하기도 했다”고 했다.
임 검사는 또 “문제 간부들의 행동에 힘겨워하는 후배들에게 들이박으라고 권하면서도 꼭 한 마디는 덧붙인다. ‘그런데 너도 다칠 각오하라'고”라며 “스폰서 달고 질펀하게 놀던 간부가 절 부장에게 꼬리 치다가 뒤통수를 치는 꽃뱀 같은 여검사라고 욕하고 다녀 제가 10여년 전에 맘고생을 많이 했다”고 술회하기도 했다. 임 검사는 마지막으로 “검사 적격기간을 단축하는 검찰청법 개정안을 법무부에서 재추진하는 중”이라며 “검찰의 눈부신 내일이었을 참 좋은 후배의 허무한 죽음에 합당한 문책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 검사가 올린 <중앙일보> 보도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 검사의 아버지가 최근 대검찰청과 청와대에 아들의 죽음과 관련해 당시 형사2부장이던 김아무개(48) 서울고검 검사를 철저하게 조사해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다는 내용이다. 김 검사의 부친 김진태(64)씨는 보도에서 “과다한 업무량과 지속적인 업무 처리의 압력은 모든 검사들이 겪고 있는 문제일 것”이라며 “그러나 아들은 부장검사의 반복되는 일상적인 폭언과 비상식적인 인격 모독적 발언으로 정신적으로 힘들어했다. 담당 부장이 아들의 죽음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로 가기 : [단독] “아들, 부장검사 폭언에 힘들어했다” )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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