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고 게임과 관련한 진풍경이 연출되는 속초 청초호 엑스포공원에 15일 ‘베이비시터‘가 등장에 눈길을 끌고 있다. 포켓몬 고의 알을 부화시키기 위해서는 단계별로 정해진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데 이를 대신해주는 일을 해주는 사람을 베이비시터라고 부른다. 2016.7.15 연합
포켓몬 고 게임이 열풍을 일으키면서 게임 유저들이 몰리는 강원 속초 청초호 유원지 엑스포공원에서는 갖가지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우선 눈길을 끄는 것은 속칭 '베이비시터'의 등장이다.
이들은 연락처와 함께 '알까드립니다. 부화중. 1㎞에 1천원'이라고 쓴 광고판을 목에 건채 전동 휠을 타고 엑스포공원과 조양동 일대를 누비고 있다.
베이비시터란 포켓몬 고의 알을 대신 부화시켜주는 일을 하는 사람을 말하는 것으로 이들은 13일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포켓몬 고의 알을 부화시키기 위해서는 게임 유저들이 단계별로 정해진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데 베이비시터는 이를 대신해주고 일정액의 수고비를 받는, 일종의 신종 아르바이트다.
일을 맡기는 사람은 포켓몬을 찾아 온종일 돌았다니다가 피곤해 잠시 쉬는 유저들로, 베이비시터에게 게임이 실행되는 휴대전화를 맡기면 쉬는 시간에도 포켓몬을 찾아 돌아다닌 거리가 계산되기 때문이다.
15일 엑스포공원에서 만난 한 베이비시터는 "이 일을 전문적으로 하러 온 것은 아니고 여행도 할 겸 속초에 와서 아르바이트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문의는 많은데 고가의 휴대전화를 베이비시터에게 맡기는 것을 불안해하는 유저들이 많아 일은 적은 편"이라며 "하루 수입은 밥값 정도밖에 안 된다"고 덧붙였다.
숨겨진 포켓몬을 많이 찾고 알을 부화시킬 수 있는 거리확보를 위한 유저들의 다채로운 아이디어도 눈에 띈다.
힘들게 걸어 다니는 불편을 덜기 위해 자전거를 이용하는 것은 기본이고 롤러 보드를 비롯한 전동휠 등 다양한 탈것이 등장하고 있다.
롤러 보드를 타고 다니는 한 유저는 "걸어 다니는 것보다는 쉽게 먼 거리를 빨리 이동할 수 있어 좋다"며 "운동도 되고 게임도 하고 일거양득"이라고 말했다.
포켓몬 고를 하러 속초에 온 것을 기념하는 사진을 남기는 유저들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엑스포타워와 속초해수욕장 등 속초시 주요 상징물이나 관광지를 찾아다니며 포켓몬 게임을 하는 이들은 찾아낸 포켓몬과 지역의 상징물을 동시에 휴대전화 화면에 띄워 놓은 뒤 이를 캡처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일부 유저들은 일행이나 다른 유저의 도움을 받아 본인의 모습까지 들어간 포켓몬 게임 인증사진도 남기고 있다.
윤모(24·수원시) 씨는 "속초 엑스포타워를 배경으로 내 모습과 포켓몬이 함께 어우러진 휴대전화 화면을 친구도움을 받아 캡처했다"며 "속초에서 포켓몬 게임을 즐겼다는 인증사진으로 보관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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