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접수 고발장은 서울중앙지검 이첩
최근 <뉴스타파>의 보도로 수년 간에 걸친 성매매 의혹이 제기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관련해 경찰은 “<뉴스타파>의 협조가 없으면 경찰 수사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상원 서울지방경찰청장은 2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수사 단서가 다 거기에 있기 때문에, 협조가 없다면 수사가 어려워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뉴스타파에 협조 요청을 보냈지만, 아직 답변이 오지는 않았다”며 “그쪽에서도 내부 입장을 정리한 뒤에 답변을 주겠다고 했다. 검토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타파>는 21일 이 회장이 자신의 자택과 고급빌라에서 젊은 여성들에게 돈을 건네주며 성관계를 암시하는 듯한 대화를 하고, 여성들끼리 성매매 정황을 나타내는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은 2011년 12월부터 2013년 6월까지 5차례에 걸쳐 촬영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상원 청장은 “(자료를 받게 되면)수사할 가치가 있는 건지 조사해봐야겠고, 고려할 사항이 많다”고 한 뒤 “(협조를 못 받게 되면)맨땅에 헤딩“이라고 말했다. 이 청장은 “비쳐지는 게 소극적이면 그것은 아니다. 수사 가치가 있는지 검토하는 거지, 수사를 안 한다는 것이 아니”라며 “나름대로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상을 보면, 성매매 이외에 협박이나 공갈의 정황도 나오는데, 언론의 협조 없이도 수사에 착수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고민해보겠다”고 답했다.
한편 지난 22일 시민 박아무개씨가 대검찰청에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여부를 규명해 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접수했던 것과 관련해, 25일 대검찰청은 이 고발건을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했다고 밝혔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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