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 이상길 교수팀 환자 564명 분석
2년 전과 후 조기위암 비율 비슷하게 나와
위내시경 검사 연령별 다르게 접근 필요
2년 전과 후 조기위암 비율 비슷하게 나와
위내시경 검사 연령별 다르게 접근 필요
40살 이하의 연령층에서는 위암 정기검진을 일찍이 받았더라도 위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는 큰 효과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상길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8일 “지난 2008년 1월부터 2014년 4월까지 병원에서 위암 진단을 받은 40살 이하 환자 564명을 대상으로 위내시경 검진에 따른 조기진단 효과를 분석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신호에 실렸다.
세부 내용을 보면, 연구팀은 먼저 이들 환자들이 위암을 진단받기 전에 내시경 검진을 받은 경험이 있는지 여부와 받았다면 검진 시기가 언제인지 여부 등을 조사해 견주어 보왔다. 분석 결과, 전체 위암환자 중 17.9%(101명)가 내시경 검사를 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는데, 이들을 대상으로 한 완치가 가능한 수준의 조기위암 발견 비율은 검진 시기에 따라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기위암은 암세포의 성장이 진행되지 않는 상태로 내시경을 이용한 시술이나 수술로 95% 정도 완치가 가능하다. 또 최근 2년 이내에 검진을 받은 환자의 조기위암 비율은 67.6%로 나타났는데 검진을 받은 지 2년이 지난 환자의 조기위암 비율도 거의 비슷한 수준인 65.7%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는 마흔살 이하에서는 검진을 2년 주기로 시행하더라도 조기위암을 발견하는 데 효과가 없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연구팀은 더욱이 “젊은 연령에서는 암세포 모양이 반지를 닮은 반지세포암, 미분화암 등이 많다"면서 "이런 종양은 성장 속도가 매우 빨라서 2년에 1번 시행하는 검진으로 조기에 발견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내시경 검사는 보통 위암 뿐만 아니라 역류성식도염, 위궤양 등 여러 질환에 대한 검사를 수행하기에 그 자체가 불필요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것이 위암 검진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면 연령에 따른 차별적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위암 발생률이 가장 높은 나라다. 40살 이상은 국가검진을 통해 2년마다 위암 정기검진을 받는다. 40살 이하의 연령층에서도 직장이나 개인적으로 조기검진을 하는 경우가 적잖다.
이창곤 선임기자 g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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