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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단독] 우병우, 골프장 비리 수사때 ‘처가 불법별장’은 쏙 뺐다

등록 2016-08-09 01:31수정 2016-08-09 01:39

7일 오후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처가가 대주주인 경기도 화성시 동탄면 신리 기흥컨트리클럽 안에 불법 건축물로 확인된 청원별장(붉은색 지붕). 별장 앞쪽에 우 수석의 장인인 고 이상달씨의 산소가 보인다. 초경량무인항공기 촬영.   화성/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7일 오후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처가가 대주주인 경기도 화성시 동탄면 신리 기흥컨트리클럽 안에 불법 건축물로 확인된 청원별장(붉은색 지붕). 별장 앞쪽에 우 수석의 장인인 고 이상달씨의 산소가 보인다. 초경량무인항공기 촬영. 화성/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금융조사부장때 4곳 고강도 수사
장인 기흥CC 골프장 별장 눈감아
경우회 지분 있어 배임·횡령 해당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검사 시절 골프장 경영진의 비리에 대해 대대적인 수사를 벌이면서 정작 처가 소유 골프장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수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우 수석은 골프장 수사를 진행하던 무렵 처가 소유 기흥컨트리클럽 경영에도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도덕성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우 수석은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으로 근무하던 2008년 제주 제피로스골프장과 소피아그린골프장, 용인·석천컨트리클럽 등 4개 골프장의 불법행위에 대해 강도 높은 수사를 벌였다. 우 수석은 2008년 7월 제피로스골프장 대주주인 정아무개씨와 소피아그린골프장 대표 한아무개씨를 횡령 및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같은 해 11월에는 용인·석천컨트리클럽 대표 조아무개씨를 탈세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당시 우 수석의 장인인 고 이상달 정강중기·건설 회장이 경영권을 행사하던 기흥컨트리클럽에는 ‘청원별장’이라는 무허가 건축물이 있었다. <한겨레>가 지난 7일 만난 기흥컨트리클럽의 전직 직원 등에 따르면 이상달 회장은 2000년대 초반에 창고를 짓겠다고 허가를 받은 뒤 자신의 호(청원)를 딴 호화 건축물을 지어 개인 별장으로 사용했다. 클럽하우스 주차장으로부터 남쪽으로 300여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청원별장은 기흥컨트리클럽의 건축물대장에는 나와 있지 않다. 경기도 화성시 관계자는 8일 “기흥컨트리클럽의 건축물대장에는 별장이 등록돼 있지 않다. 화성시 동부출장소에서 이런 상황을 파악하고, 곧 불법성을 따지기 위해 현장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기흥컨트리클럽은 지분의 절반가량을 대한민국재향경우회(경우회)가 갖고 있기 때문에 이상달 회장이 골프장 안에 개인 별장을 지어 사적으로 사용한 것은 횡령 및 배임죄로 형사처벌될 수 있다. 청원별장은 이상달 회장이 2008년 7월 사망한 뒤에는 해마다 그의 추모제가 열리고 있고, 우 수석도 지난 6월30일 열린 추모제를 비롯해 거의 빠짐없이 참석했다.

우 수석은 이 회장이 사망한 이후 골프장 경영에 깊숙이 관여했다고 복수의 전직 직원들이 전했다. 그의 아내 이아무개씨를 비롯한 네 자매와 장모 김아무개씨가 2008년 8월29일 에스디엔제이(SDNJ) 홀딩스를 설립해 이상달 회장이 보유한 삼남개발(기흥골프장 운영회사)의 지분을 상속했는데, 네 자매 가운데 유일하게 우 수석의 아내만 장모 김씨와 이정국 삼남개발 전무와 함께 등기이사로 돼 있다.

이에 따라 우 수석이 2008년 골프장 비리 수사를 진행할 당시, 이미 기흥컨트리클럽의 청원별장의 불법성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된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당시 골프장 비리를 수사하면서 골프장 불법행위의 유형을 속속들이 알고 있었을 우 수석이 기흥컨트리클럽의 청원별장을 둘러싼 불법행위 논란을 몰랐을 리 없다. 작은 비리도 철저하게 수사했던 우 수석이 묵인한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공직자의 친인척 비위 행위를 관리하는 민정수석이 처가 소유 골프장의 무허가 건축물에 대해 지금까지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은 것은 올바른 처신이 아니라는 비판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는 우 수석의 해명을 요청했으나, 그는 응하지 않았다.

이춘재 서영지 기자 cjlee@hani.co.kr

◇관련기사
▶‘불법 별장’ 드나든 우병우, 처가 골프장이라 눈감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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