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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행복한 사람일수록 은·동메달 높게 평가한다

등록 2016-08-21 22:40

서울대 행복연구센터 학술지 발표
한국인 대학생·미국인 대상 실험

행복할수록 긍정적 사건에 대해
강도보다 빈도가 중요하다 여겨
‘17일간의 메달 격전장’ 리우올림픽이 22일 막을 내리는 가운데, 행복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견줘 은메달과 동메달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행복한 사람일수록 “행복은 단 한 번의 강렬한 긍정적 사건의 경험, 즉 강도에서 오는 게 아니라 작은 긍정적 사건을 여러 번 경험하는 빈도에서 온다”는 믿음을 더 강하게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대 행복연구센터의 최종안(박사)·최인철(교수) 연구팀은 최근 국제영문학술지인 <실험사회심리학> 최신호(68호)에 게재한 논문에서 이런 내용의 실험 결과를 소개했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를 얻기 위해 우선 한국인 대학생 160명을 상대로 두 가지 실험을 벌였다.

첫 번째 실험은 이들에게 “올림픽에서 국가 순위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금메달 우선 방식(the gold-first method)과 총메달 방식(the total-medal method) 중 어떤 방식이 더 좋은 방법인가”라고 물었다. 이 결과, 행복도가 높은 사람일수록 총메달 방식을 금메달 우선 방식보다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메달 방식이 전적으로 좋다는 답을 8점, 금메달 우선 방식이 전적으로 좋다는 답을 1점으로 하는 등 전체 응답을 8점 척도로 나누고, 이에 대한 답을 스스로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그룹(행복 상위 50% 참가자)과 그렇지 않은 그룹(행복 하위 50% 참가자)으로 나눠 점수를 매겼다. 이 실험에서 스스로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행복그룹의 평균값은 4.67점이었는데, 그렇지 않은 그룹의 평균값은 4.14점이었다. 이 수치는 행복한 사람일수록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메달 색깔에 덜 예민하며, 은메달과 동메달의 가치를 더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풀이했다.

연구팀은 두 번째로 이 대학생들에게 “올림픽 금메달 1개와 동일한 가치를 갖는 은메달 수와 동메달 수는 각각 몇 개인가”라고 물었다. 이 실험에서는 행복도가 높은 사람일수록 금메달 1개와 동일한 가치를 갖는 은메달과 동메달의 수를 더 적게 말했다. 예컨대 행복한 그룹은 금메달 1개와 상응하는 가치를 지닌 은메달과 동메달의 수를 각각 2.58개와 5.75개로 응답했다. 그렇지 않은 대학생 그룹은 그 수를 각각 4.85개와 11.16개라고 답했다. 두 번째 실험에서도 역시 행복한 사람들이 은메달과 동메달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한 것이다.

이런 경향성이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연구팀은 미국인 230명을 대상으로 세 번째 실험을 벌였다. 이들에게 두 번째 실험의 물음을 똑같이 던졌다. 측정 결과,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는 행복 상위 50% 미국인들은 금메달 1개와 동일한 가치를 갖는 은메달과 동메달의 수를 각각 2.70개와 5.85개로 응답했다. 반면 행복 하위 50%의 미국인들은 그 수를 각각 3.38개와 8.06개로 말했다. 미국인들도 한국인 대학생들과 다르지 않다는 게 확인된 것이다.

연구팀은 또 “통계적으로 검증한 결과, 행복한 사람일수록 행복은 강도가 아닌 빈도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믿음을 강하게 가지고 있고, 이런 믿음이 클수록 은메달과 동메달의 상대적 가치를 높게 지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최종안 박사는 “이 연구 결과는 행복한 사람들은 불행한 사람들에 비해 금메달, 은메달, 동메달을 똑같이 하나의 성취라고 보며, 실제로도 그것을 동일하게 취급하는 경향성을 나타낸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행복은 곧 성공이나 성취를 어떻게 지각하고 평가하느냐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알려준다”고 말했다.

이창곤 선임기자 g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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