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소아·청소년 125만여명 분석결과
초등생 8.2%, 중학생 11.6%, 고등학생 16.5%
“서구화된 식습관, 줄어든 운동량이 원인”
초등생 8.2%, 중학생 11.6%, 고등학생 16.5%
“서구화된 식습관, 줄어든 운동량이 원인”
소아·청소년의 건강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주요 지표 중 하나인 소아·청소년 비만 유병률이 전반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특히 학년이 올라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4일 한국보건교육건강증진학회지 최신호(제33권 제2호)에 실린 논문 ‘한국 소아·청소년의 10년간 신장, 체중, 비만 추이 분석’을 보면,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연구소의 권은주·나은희 연구팀은 지난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전국 학교에서 건강검사를 받은 6~17살 소아·청소년 124만9698명을 대상으로 신장, 체중, 비만 추이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전체 소아·청소년의 평균 비만 유병률은 10.7%로 나타났다. 성별로 보면 남성 12.6%, 여성 8.7%로 남자 소아·청소년이 여자 소아·청소년보다 비만 유병률이 높았다. 또 지난 2006~2008년 이들의 비만 유병률은 9.1%였는데, 2012~2015년엔 그 수치가 12.2%로 나타나 소아 청소년 비만 유병률이 전반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는 것도 확인됐다.
초중등 학교 단계별로 살펴보니, 학년이 올라갈수록 비만 유병률이 증가한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초등생(6~11살) 때 8.2%이던 비만 유병률은 중학생(12~14살)에 이르러 11.6%로 올랐고, 고등학생에 해당하는 15~17살에는 16.5%까지 치솟았다. 특히 남자 고등학생은 이 비율이 19.4%로 높아 5명 중 1명이 비만증에 걸려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여학생은 그 보다 낮은 13%였다. 지역별로는 경기지역이 가장 높았으며, 충청지역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연구팀은 이번 분석에서 성별·연령별 체질량지수를 기준으로 산출된 표준성장곡선의 '95백분위수' 이상에 해당하거나 비엠아이(BMI, 체중을 신장의 제곱으로 나눈 값)가 25㎏/㎡ 이상인 경우를 비만으로 정의했다. ‘95백분위수’란 같은 성별과 연령대 아이 100명을 체질량지수가 적은 순서대로 한 줄로 세웠을 때 95번째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소아 청소년들의 비만증이 늘고 있는 까닭에 대해서는 학계에서는 대체로 식습관이 서구화되고 학년이 올라가면서 입시준비 등으로 운동량이 부족해진 탓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소아비만은 최대 80%까지 성인 비만을 예측하는 인자로 보고되고 있다”면서 “고지혈증과 동맥경화, 당뇨병 등 신체적 질병뿐만 아니라 자존감 상실, 우울 등을 야기할 수 있기에 소아·청소년의 신장과 체중의 변화가 있는 시기를 파악해 비만 유병률을 낮추고 건강한 신체발달을 위한 교육적,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곤 선임기자 g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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