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심한 곳 전남 고흥…40%만 남아
광역지자체도 경기, 충청 빼고 순유출
저출산 고령화 심각한 곳일수록 더해
“방치하면 지방소멸…일자리 만들어야”
광역지자체도 경기, 충청 빼고 순유출
저출산 고령화 심각한 곳일수록 더해
“방치하면 지방소멸…일자리 만들어야”
대학진학과 취업 탓에 전국 시군구 10곳 중 7곳 이상에서 청년(25~29살) 인구가 감소하는 청년 유출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저출산·고령화’로 인구 감소가 가속화하고 있는 비수도권 지자체에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역 시·도 단위에서는 서울, 경기, 충청권을 제외한 11개 시도에서 동일한 현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4일 한국고용정보원이 발간하는 <지역고용동향 브리프> 최신호에 실린 보고서 ‘청년 인구의 지방유출과 수도권 집중’ 을 보면, 이 연구기관의 김준영 박사(부연구위원)가 통계청의 주민등록인구현황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 전국 219개 기초지방자치단체 가운데 157곳에서 25~29살의 청년층 인구의 순유출(들어오는 청년보다 나가는 청년이 더 많은 것)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시군구의 72.3%에서 해당하는 수치다.
김 박사는 “전국의 거의 모든 기초 지자체를 대상으로 청년 유출을 실증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각 지자체의 청년 유출과 유입을 알아보기 위해, 1995년 5~9살 인구 대비 2015년 25~29살 인구의 비율을 계산했다. 분석은 전국 226개 시군구 가운데 자료가 미흡한 7곳(울산의 중구, 남구, 동구, 북구, 울주군, 충북 증평군, 충남 계룡시)을 뺀 219곳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청년유출이 가장 심한 시군구는 전남 고흥군이었다. 1995년 5~9살 인구를 100으로 삼았을 때, 2005년 15~19살 인구는 82.5%, 2010년 20~24살 인구는 63.1%로 줄었고, 2015년 25~29살 인구는 40.7%에 그쳤다. 5~9살 인구가 자라 25~29살이 되면서 열명 가운데 여섯명은 외부로 빠져나갔다는 뜻이다. 광역단위로 보면, 세종시를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11곳에서 청년 유출이 일어나고 있었다. 전남은 1995년 대비 2015년 청년인구 비율이 66.4%, 전북은 74.5%에 그쳐 감소폭이 가장 큰 편에 속했다. 반면 서울과 경기, 대전, 충남에서는 청년층 인구의 유입이 더 많았고, 인천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
청년층 인구의 유출이 일어나고 있는 지역들은 대체로 저출산·고령화가 심각한 지역이란 특징을 보였다. 청년 유출이 전국 1위에 해당하는 고흥군의 경우, 전체 인구 대비 65살 이상의 인구 비율을 뜻하는 고령화율이 32%에 이른다. 또한 청년 유출이 높은 지역은 청년 여성인구의 유출이 높게 나타났다. 전남 고흥군을 비롯한 25개 시군구는 25~29살 여성인구의 비율이 1995년 대비 50% 미만으로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주요 원인은 대학진학과 취업으로 분석됐다. 대학진학 연령인 20~24살에서 일정 수준 인구를 유지했던 비수도권 광역시도에서는 25~29살 연령층 인구에서 가파른 감소를 겪었고, 대부분의 비수도권 지자체에서는 대학진학 연령대인 20~24살과 대학졸업자의 다수가 첫 취업을 하는 25~29살에서 큰 폭으로 해당 인구가 줄었다.
김 박사는 “청년인구 유출이 지역 인구 감소 및 인구 고령화를 가속화하고, 이는 지역 활력을 떨어뜨려 다시 청년 인구 유출이 확대되는 악순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큰 상황”이라면서 “최종적으로는 지방소멸을 가져올지도 모를 청년 인구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각 지자체에 청년층이 선호하는 보건복지 등 사회서비스업 일자리를 창출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창곤 선임기자 g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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