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물대포에 맞아 끝내 숨진 백남기 농민을 후원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모인 후원물품이 다시 사회적 약자를 위해 쓰이게 됐다.
유가족과 ‘백남기 투쟁본부’는 7일 “전국 각지에서 지지와 후원의 뜻으로 보내주신 물품이 너무 많아 쌓아둘 공간조차 부족한 상황”이라며 “고인의 생전 뜻을 이어 간다는 차원에서 이 후원물품을 전국에서 싸우고 있는 사회적 약자들을 돕는 데 사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 백씨가 316일간 투병 끝에 사망한 뒤 검찰과 경찰이 유족이 반대하는 부검을 강행하려고 하자, 전국 각지 시민들은 백씨 시신이 있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컵라면과 생수, 음식물 등 각종 후원물품을 보냈다.
투쟁본부 쪽은 “매일 택배 차량이 줄지어 장례식장으로 들어섰다. 쏟아지는 관심과 정성에 매일 감동받았다”며 “백남기 어르신은 생전에 쫓겨나고 내몰리는 약자들을 위해 늘 마음 쓰는 분이었다. 후원물품을 나눠주신 시민들이 기꺼이 응원해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투쟁본부는 이날 저녁 7시30분 장례식장에서 백남기농민추모촛불행진도 계획 중이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