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60)씨의 딸 정유라(20)씨가 고등학교 재학 때 출석하지 않았는데 출석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서울시교육청이 2년 전 현장조사까지 벌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정씨 결석이 모두 ‘공결’ 처리된 데에는 승마협회의 공문이 결정적 역할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24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2014년 당시 국회에서 정양의 승마 국가대표 선발 관련 의혹이 제기됐고, 언론에서도 ‘정양이 학교에 제대로 안 나오는데 출석 처리가 되고 있다’는 문의가 와서 직접 학교에 가서 조사를 벌였다”고 말했다. 당시 교육청은 정씨가 고교 3학년이던 2014년의 출석부와 승마협회 공문 등을 확인했고,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서류상으로는 문제가 없었지만 1, 2학년 때 상황은 조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민석 의원은 이날 오전 문화방송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나와 ‘2012년 1학년 1학기 때 딸이 고교에 거의 가지 않아 제적될 뻔하자 최순실씨가 교사와 교장에게 아주 거칠게 항의했다’고 주장했다. 이 일 이후 승마협회가 공문을 보내기 시작했고, 정씨 결석이 공결처리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2014년 정씨는 총 131일 학교에 가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교육청 관계자는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집중 합숙을 했고, 11월에는 전국체전도 있어서 결석 일수가 많다고 이해했다”고 말했다. 정씨는 2014년 9월20일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땄다. 이후 전국체육대회는 2014년 10월28일부터 11월3일까지 열렸다. 전국체전이 끝나고도 학교에 10일 이상 나오지 않았다는 뜻이다.
정씨가 다닌 청담고 교사들 사이에서도 정씨 출결 처리 과정에 대해 뒷말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담고에서 근무했던 한 교사는 “당시 정씨가 최순실씨 딸인 것은 학교에서 유명했지만, 워낙 학교에 안 나와서 코빼기도 보지 못했다는 교사들이 많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25일 현장조사를 나가 정씨의 고교 1학년부터 3학년까지 출결사항, 공결처리 여부, 외부공문 일체 등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박수진 허승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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