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투쟁본부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물대포 사용 금지를 촉구하는 행위극을 벌이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지난해 11월14일 민중총궐기대회 현장에서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쓰러져 끝내 숨진 백남기 농민을 기리는 의미로 시민사회단체가 이날을 ‘물대포 추방의 날’로 제정했다.
14일 오후 백남기투쟁본부와 공권력감시대응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서울 종로구 보신각공원 백남기 농민 추모의 벽 앞에서 ‘물대포 공격 1년, 물대포 추방의 날 선포대회'를 열었다. 백씨는 1년 전 이날 종로구청 입구 사거리에서 경찰의 직사 살수에 맞고 쓰러져 중태에 빠졌다가 지난 9월25일 숨졌다.
백남기투쟁본부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물대포 사용 금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백남기 농민이 사망한 르메이에르 빌딩 앞으로 행진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이들 단체는 백씨를 죽음에 이르게 한 직접적 사인은 물대포이며, 이는 결국 국가 폭력에 의한 살인이 명백한데도 국가는 지금까지 사죄나 책임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1987년 고 이한열 열사가 최루탄에 맞아 쓰러진 것을 계기로 6월18일이 ‘최루탄 추방의 날'로 지정되고 최루탄은 이 땅에서 추방됐다”며 “백남기 농민의 죽음과 같은 불행한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오늘을 ‘물대포 추방의 날'로 선포한다”고 밝혔다.
백남기투쟁본부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물대포 사용 금지를 촉구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이들은 백씨가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종로구청 입구 사거리까지 행진해 선언문을 읽고, 풍선으로 만든 모형 물대포를 부수는 퍼포먼스로 물대포 추방 선포대회를 마무리 했다. 이날 국회에 물대포 사용을 금지하고 집회행진장소를 제한하는 법 조항 개정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청원서도 제출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