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도어 정비 노동자 사망 “관제사도 책임”

대법원 벌금형 확정

스크린도어 정비 작업을 벌이고 있던 노동자가 열차에 치여 숨진 과정에서 지하철 운행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 철도 관제사에 대한 벌금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한국철도공사 관제사 손아무개(47)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25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판단은 정당하다. 업무상 과실치사죄에서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 4월22일 새벽 3시께 서울지하철 1호선 독산역에서 스크린도어 정비 작업을 하던 노아무개씨가 작업용 열차에 치여 숨졌다. 당시 손씨는 독산역이 포함된 구로역~금천구청역 구간의 관제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 열차가 독산역에 진입했는데도 이 역에서 정비 작업을 하고 있던 노씨에게 이를 알리지 않은 과실 책임으로 기소됐다.

앞서 1심과 2심은 “열차 운행을 정지하거나 작업자들이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조처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소홀히 했다”며 손씨에게 벌금 250만원을 선고했다.

열차 운행 사실을 손씨에게 제대로 인수인계하지 않은 혐의(업무상 과실치사)로 함께 기소된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구로역 구간 관제사 정아무개(47)씨에 대해서는 원심과 같이 무죄가 확정됐다.

김민경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