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체류 중인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 체포영장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1일 박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제3자 뇌물공여 혐의를 겨냥한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본격 수사를 개시했다.
특검팀은 이날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와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내 보건복지부 연금정책국장실 등 10여곳에 특별수사관 등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특검이 첫 압수수색 대상으로 국민연금공단 등을 선택한 배경은, 삼성 쪽이 최순실(60·구속기소)씨와 최씨의 딸 정유라씨를 지원한 대가로 정부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문제와 직결된 국민연금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을 밀어준 의혹을 우선 들여다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검은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등 국민연금 의사결정 라인에 있는 전·현직 임직원들이 합병 찬성을 결정함으로써 국민연금에 손해를 가했다는 업무상 배임 혐의도 살펴보고 있다. 특검은 당시 국민연금의 의사결정 과정에 청와대 쪽의 외압이 작용했는지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특검은 독일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정유라씨가 이화여대에서 대리 시험을 치른 의혹과 관련해 업무방해 혐의로 전날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신병 확보에 나섰다. 특검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정씨의 신병 인도와 관련해 독일 검찰에 수사 공조를 요청할 예정이며 여권 무효화 조처도 착수했다”고 말했다.
법원은 현재 구속기소돼 수감 중인 최순실씨와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변호인 외 접견 금지’ 명령을 내년 1월21일까지로 이날 한 차례 연장했다고 밝혔다.
김정필 최현준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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