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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토요 택배’ 우체국 집배원 과로사 소식에, 비판 여론 봇물

등록 2017-01-05 16:22수정 2017-01-06 17:10

‘중노동’ 시달리던 24년차 집배원, 2016년 마지막날 과로사
토요일도 쉬지 않고 달리는 택배에 작년에만 6명 쓰러져
누리꾼들 “택배 주말에 안 받아도 되니, 주5일 근무부터 지켜라”
서울 마포구 도화동의 한 아파트에서 집배원들이 우편물을 배달하는 모습.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서울 마포구 도화동의 한 아파트에서 집배원들이 우편물을 배달하는 모습.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우체국 ‘토요 택배’ 안 받아도 되니까 주5일 근무부터 지켜주십시오.”(@dang*******) “토요일 노동시간을 늘리면 인원도 늘렸어야죠. 이게 뭡니까.”(@agre*****) “그나마 착취가 덜한 곳이 우체국일 거라 믿고 기왕이면 우체국 택배를 이용해 왔습니다. 그런데 우체국이 이 정도면 다른 회사는 더 심할 거 아닌가요…”(@vagi*****)

2016년의 마지막날인 토요일, 우체국 집배원이 택배 배달 중 사망하면서 ‘토요 택배’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순직한 집배원만 6명이다.

지난 12월31일 오후 경기 가평우체국 집배원 김아무개(51)씨가 가평군의 한 다세대주택 3층 계단에서 택배 상자를 든 채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유가족들은 부검을 요청한 상태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노동조합은 지난 3일 성명을 내어 “김씨는 가평우체국 소속으로 24년간 근무했다. 장시간 노동과 토요 택배의 중노동에 24년 베테랑도 순직을 피해갈 수 없었다. 집배원 사망 사고의 형태는 다양하나 원인은 하나다. 바로 인력 부족”이라며 “집배원의 장시간 노동 문제를 해결하려면 최소한 23%의 인력이 더 필요하다. 인력 충원과 토요 택배 재협상 투쟁에 나서겠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순직한 6명은 대부분 갑자기 숨졌다. 5명은 업무 중 돌연사했고, 1명은 교통사고로 숨졌다. 2월16일 경인서수원우체국 정아무개(50)씨는 우편물을 정리하다가 급성 뇌출혈로 사망했다. 3월7일 서울 도봉우체국 임아무개(46)씨는 사무실에서 쓰러져 뇌사 판정을 받고 며칠 뒤 사망했다. 8월19일 부산 동래우체국 송아무개(53)씨는 우편물 정리 중 갑자기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8월30일 전북 익산함열우체국 유아무개(50)씨는 배달 도중 급성 심정지로 사망했다. 7월4일 경북 청송현동우체국 배아무개(34)씨는 빗길에서 배송을 하다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우정사업본부 누리집 갈무리
우정사업본부 누리집 갈무리
집배원들의 잇단 ‘급사’는 과도한 업무량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회진보연대 노동자운동연구소 자료를 보면, 2014년 1월~2016년 4월 기준 우체국 집배원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2888.5시간, 주당 55.9시간이다. 2015년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에 따르면, 한국 노동자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2267.2시간, 주당 43.6시간이다. 집배원은 일반 노동자에 견줘 매주 12시간 더 일하는 셈이다. 우체국 토요 택배는 2014년 7월 폐지된 지 14개월 만인 2015년 9월부터 재개됐다.

전국집배노조 허소연 선전국장은 5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토요 택배를 재개한 이후 집배원 100여명 정도가 증원됐지만, 이는 새로 생겨나는 신도시·혁신도시에 주로 배치되는 인력이었다. 퇴직 등 자연감소된 인력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집배원 대부분이 살인적인 주6일 이상 근무를 하고 있다”며 “집배 노동자의 약 70%가 반대한 토요 택배를 우정사업본부는 경영 악화를 이유로 밀어붙였다. 1년 정도 지난 만큼 경영 개선이 얼마나 이뤄졌는지 조사해 임단협 및 토요근무 재협상 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정사업본부 홍보협력담당관실 쪽은 “토요 택배를 재개한 이후 올해 인력을 146명 늘리고 우편물량은 감축했다. 안전사고 건수도 토요 택배를 중지한 14개월 동안 340건에서, 재개한 뒤 15개월 동안 332건으로 오히려 줄었다. 사망사고도 같은 기간 2건에서 1건으로 감소했다”며 “올해 안전모 개발, 자연재해 시 현장대처 활성화 등 안전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집배원 건강 관리를 위해 강좌를 열어왔지만 검진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노동시간 감축이나 토요 근무제도 변경 등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얘기다.

석진희 기자 nin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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