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박차순 할머니가 18일 오전 7시30분(현지시각) 중국 후베이성 샤오간시 자택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 이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39명만 남았다.
18일 여성가족부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에 따르면, 박차순 할머니는 1942년께 중국 내 일본군 점령지역으로 끌려가 해방 전까지 중국 후난성과 난징, 한커우, 우창 등의 위안소에서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했다. 해방 이후 위안소를 도망쳐 나왔지만 수치심에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중국인 남편을 만나 양녀를 키우며 살아왔다. 이후 고인은 한 번도 고국 땅을 밟지 못했다. 한국말을 모두 잊었지만 아리랑 노래는 기억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장례는 중국식 화장장으로 치러지며, 장례 비용은 여가부에서 지원할 계획이다.
이날 기준으로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39명 중 생존자는 국내 거주 38명, 국외 거주 1명 뿐이다. 2015년 12월28일 한일 정부 간 위안부 합의 이후 별세한 피해자는 박 할머니가 여덟번째다. 정대협은 “지난해 중국 호북성으로 할머니를 찾아뵈었을 때 ‘조선은 괜찮냐’고 고국 걱정을 하셨다. 이제는 고통을 다 잊으시고 마음 편히 잠드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사진 겹겹프로젝트 제공